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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2. 인도의 소다자 협력 현황
3. 인도의 소다자 협력 평가
4. 정책적 시사점
<요약>
미중 전략경쟁 심화, 국제정치의 진영 간 양극화 등으로 인해 그동안 중시되어 온 다자주의가 약화되고, 특정 소수 국가로 구성된 보다 유연하고 효율성 높은 소다자주의가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도전들이 복잡·다양해짐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소다자 협력의 범위 역시 확대되고 다층화되고 있다. 인도는 소다자 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이며 지속적으로 의제에 기반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인도는 미국-인도-일본-호주로 구성된 인도태평양의 쿼드 협의체에 이어 최근 인도-이스라엘-미국-아랍에미리트로 구성된 서아시아판 쿼드인 I2U2 (India-Israel-US-UAE) 등 4개국 협의체 결성뿐 아니라 다양한 조합의 3개국 협의체 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등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집권 이후 소다자 중심의 국제연대를 확장하고 있다.
첫째, 인도-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 3자 협력은 3국 간 긴밀한 양자 관계를 바탕으로 주로 최근 불거진 식량 공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식량 부문 가치 사슬 구축을 위한 인도-중동 간 식량 회랑에 중점을 둔다.
둘째, 인도는 2020년 외교차관급 대화로 인도-프랑스-호주 3자 대화를 시작하였으며, 2021년 5월 첫 3자 장관 대화를 개최하였다. 인도-프랑스-호주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괄적이고 규칙 기반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전략 인식을 공유하고, 해양 안전 및 안보, 해양 환경 협력과 다자간 협력 등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셋째, 인도-일본-호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에너지를 포함한 글로벌 및 지역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공급망 회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2020년 9월 3자 화상회의를 계기로 3국 간 ‘공급망 탄력성 이니셔티브’를 출범 시키게 되었다.
넷째, 인도-미국-일본 3자 대화는 2011년 외교·국무부 차관보급으로 처음 개최되었으며, 2015년 10월 유엔 총회 계기에 첫 3자 장관급 회담이 개최되는 등 점진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3국 간 해양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미국과 인도는 2015년 양국 간 말라바 해군 훈련에 일본이 참가하는 것을 환영하였다.
다섯째, 2021년 6월 인도는 일본, 이탈리아와 화상회의를 통해 3자 파트너십을 시작하였으며 이는 인도가 인도-프랑스-호주 3자 협의체에 이어 구축한 유럽 국가와의 두 번째 3자 대화체이다.
여섯째, 호주-인도-인니 3자 협력은 각국이 중국에 대한 시각이 다소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해양 안보, 무역, 사이버 안보와 같은 공통된 문제와 민주적 가치, 개방된 경제와 규칙 기반 질서 등에 대한 전략적 시각을 공유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일곱째, 인도는 2022년 9월 유엔총회 계기에 프랑스·아랍에미리트와 첫 3자 외교장관급 회의를 개최함으로서 공식적인 장관급 수준의 대화체를 발족하였다. 2022년 7월 인도-프랑스-아랍에미리트 간 첫 고위급 대표 회담이 개최되어, 해양 안보, 인도적 지원 및 재난 구호(HADR), 청색 경제, 지역 연계성, 에너지 및 식량 안보를 위한 다자간 협력, 공급망 회복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하였다.
여덟째, 러시아-인도-중국 3자 협의체(RIC)는 1990년대 후반 미국 주도 서구 동맹에 대한 견제의 하나로 러시아 측 주도로 구체화되어 발전해 왔으며, 최근 인도와 중국 간 긴장과 갈등 심화에도 불구하고 유라시아 질서에 대한 주요국 협의체로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아홉째, 인도는 인도태평양에서 4개국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2007년에 처음 결성되었다가 2017년 재개된 쿼드 협의체에 점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쿼드 협력 재개 초기 인도는 미국·일본·호주 등과 중국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쿼드 협력이 명시적으로 중국을 적대시하거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다수 유보적이었다. 하지만, 2020년 6월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에서 발생한 인도-중국 군대 간 유혈 충돌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인도의 전략 인식이 상당하게 변하였으며. 이는 인도가 쿼드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특히 인도는 쿼드 협력 범위를 과거 안보 위주에서 코로나 팬데믹 대응 및 백신, 기후변화, 첨단 기술, 글로벌 공급망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포괄적이고 유연한 글로벌 협의체로 발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열째, 인도는 2021년 10월 이스라엘,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과 함께 서아시아 및 중동 지역 쿼드 협의체(I2U2)를 출범시켰으며, 외교장관급으로 출발해서 2022년 7월 첫 정상급 회담으로 격상시켰다. 인도-이스라엘-미국-아랍에미리트는 기술 및 민간 부문 협력을 심화하고 물, 에너지, 운송, 우주, 보건 및 식량 안보의 6가지 중점 영역에서 초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협력 플랫폼을 형성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인도의 소다자 협력 현황을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인도는 비동맹 원칙 기조 하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요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슈 중심으로 한 다양한 소다자 협의체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 또한 인도는 소다자 협력 추구에 있어 전략적 인식 공유하는 파트너와의 조합을 고려함과 동시에 인도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추진함으로써 다소 도구적 소다자주의(instrumental minilaterals)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인도의 소다자 협력은 참여국 간 양자 관계 발전을 토대로 3개국, 4개국 협력으로 확대· 발전하며, 이는 선순환적으로 다시 양자 협력 강화에 긍정적 효과를 내는 시너지를 창출한다.
마지막으로 인도의 소다자 협력 분석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한국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소다자 협력 파트너십들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따라 상대적으로 소다자 협력 플랫폼이 부족한 한국은 인태전략 구체화 과정에서 소다자 협력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섬세한 구상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국이 소다자 협력 채널 구성 시 굳건한 양자 관계를 가지는 국가들 위주로 소다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2022년 6월 말 개최된 나토 확대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은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국제 정세 변화와 향후 4개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바,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중심 소다자 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이 주도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한-인도 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바,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소다자 협력을 통해 한-인도 양자 관계 발전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끝.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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