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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경제 불확실성
2. 미국의 경기침체와 달러화 약화
3. 유로화의 상대적 회복
4. 중국의 봉쇄 해제와 위안화 안정
2022년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strength)와 지배력(dominance)을 보여준 한 해였다. 2023년에 주요 국가의 통화가 개별적으로는 2022년과 다른 양태를 띄겠지만, 전체적으로는 2022년의 연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미국 달러화는 2022년만큼 강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것이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 달러화의 역할을 대체할 통화의 등장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1. 세계 경제 불확실성
2023년 세계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경제 여건의 광범위한 악화를 배경으로 2022년 중반에 3%로 예상했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1.7%로 낮추었다. 세계은행이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데에서 특히 미국 경제의 부정적인 전망이 주된 역할을 하였다. 2022년 중반에 세계은행은 2023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었으나, 2023년 1월에 0.5%로 급격히 낮추었다. 세계은행이 세계 경제 전망을 낮춘 주된 원인은 급속하고도 동시적인 글로벌 통화 긴축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 급속한 통화 긴축을 단행하였는데, 이것이 세계 경제를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선진국 경제는 경기침체에 가까워졌고, 그 영향이 신흥시장국과 개도국으로 전파되고 있다.
2. 미국의 경기침체와 달러화 약화
2022년 9월에 미국 달러화는 다른 통화에 대해 20년 만에 최고 환율(US Dollar Index)에 도달했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는 금리 인상과 지정학 위기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의 결과였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경제가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고, 2024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연방준비위원회(Fedral Reserve Board, FRB)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한 것과 관련 있다. FRB는 2022년 초에 0%였던 기준금리를 2022년 말까지 4.5%로 급격히 인상하였다.
2023년에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FRB의 대응에 달려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고, 2023년 하반기에는 FRB가 목표한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3년 1월 말에 금리 인상 이후, FRB는 금리 인상의 효과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경제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금리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FRB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예상보다 일찍 달성한다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고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다. 관건은 미국 달러화의 약화 정도인데, 2023년 말까지 2022년 정점으로부터 10%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3. 유로화의 상대적 회복
2023년에 미국 달러화의 약화는 다른 통화의 상대적 강화를 의미한다. 2022년에 다른 주요 통화들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유로화는 2022년 7월에 미국 달러화에 대해 1:1 환율(parity) 아래로 하락하면서 유로화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였다. 유로화의 약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경기침체를 반영한다. 유럽 경제의 주요 취약점은 에너지 외부 의존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유럽 경제는 2023년에도 위축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이미 인플레이션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있고, 2023년에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유로화의 환율 압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한다면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화되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가치를 회복할 수도 있다.
4. 중국의 봉쇄 해제와 위안화 안정
2023년은 중국에게 정상 회복의 시간이 될 것이다. 2022년 12월에 제로 코로나(zero-COVID) 정책을 폐기함에 따라 중국 경제가 안정될 것이다. 세계은행은 2023년에 중국 경제가 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위안화는 2022년보다는 가치가 상승하면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급속한 봉쇄 해제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에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봉쇄 해제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하고, 그에 대해 가계, 기업, 그리고 정부 정책의 반응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봉쇄 해제가 대규모 감염과 사망으로 의료체계를 마비시키는 경우, 중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봉쇄 해제가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침체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도 수출을 통한 중국 경제의 회복에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한편, 중국의 봉쇄 해제가 세계 경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데, 그것은 글로벌 수요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에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장기간 높게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그리고 위안화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지속해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달러화의 지배적인 지위를 잠식하고 서방이 통제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SWIFT)를 우회하기 위해서 위안화 국제결제 시스템(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 CIPS)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이용을 증가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추진에 위안화 원유 거래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2월 중동 방문에서 시진핑 주석은 원유 가격의 위안화 표시(petroyuan)를 논의하였다.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서 원유 가격의 위안화 표시는 미국 달러화의 지배력을 잠식할 수 있다.
미국에서 금리 인상 중단이 달러화를 약화시키는 데에 충분조건은 아니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세계 거시경제 상태에 상대적이다. 미국 외부에서 달러화의 약세를 가져올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러한 요소들의 강도나 장기 지속성은 확실하지 않다. 2023년에 미국 달러화가 2022년보다는 약화될 것이지만 글로벌 경제에서 지배적인 통화로 남을 이유이다.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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