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중장기 국가비전 언급 : 대외·경제정책과의 연관성 ( http://opendata.mofa.go.kr/mofapub/resource/Publication/14092 ) at Linked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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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북한의 중장기 국가비전 언급 : 대외·경제정책과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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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북한의 중장기 국가비전 언급 : 대외·경제정책과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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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북한의 중장기 국가비전 언급 : 대외·경제정책과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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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론 및 전제
    2. 주요 내용 분석
    3. 분야별 정책 기조와의 연관성
    4. 전망 및 함의
    
    <요약>
    
    1. 서론 및 전제 
    
    8차 당대회부터 최근까지 북측의 공식담론은 각 정책 분야의 주요 계획을 다음 당대회까지 5년 단위의 중기 계획 차원에서 제시하는 경우가 잦음. 혹은 사회주의 이상국가 건설 등의 장기 비전을 설명하는 경우 15년 이상의 장기 시한을 함께 언급하는 사례도 등장함.
       - 이러한 중장기 체제구상의 구체적 내용을 외부에 드러난 발언만으로 뚜렷하게 확인할 수는 없을 것이나, 최근 김정은 총비서 본인의 연설 및 문헌을 포함해 노동당 주요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등과 관련해 북한 관영언론이 보도한 결정문 등 주요 문서의 중장기 비전 관련 내용을 식별하고, 평양이 최근 염두에 두고 있는 전체적인 중장기 체제 구상의 밑그림이라는 관점에서 그 지향점과 함의를 분석하고자 함.
    
    2. 주요 관련 언급 식별 
    
    북한의 최근 중장기 비전이 구조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제시된 문헌으로는 2021년 8차 당대회 당시 김정은 총비서의 사업총화보고를 들 수 있음. 
       - 특히 이 문헌에서 본격적으로 강조된‘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이라는 구호는 8차 당대회 결정사항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문구로 이후 북한의 관련 공식담론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음. 달리 말해 이 구호야말로 북한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중장기 비전의 최상위 지향점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임. 이를 완성해나가는 각론 차원에서 분야별 정책목표를 상세히 서술하는 형식임.
       -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이라는 총론 차원의 목표는 이후 사회주의 이상국, 사회주의 선경, 사회주의 문명발전 등의 형태로 변주되어 등장함. 이를 단순히 9차 당대회까지의 중기계획이 아니라 이후 시점까지 포괄하는 장기적 비전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음.
    
    5년 이상의 시간 범위에 대한 언급은 특히 건설부문이나 SOC 확충에 대한 비전에서 자주 등장한다는 점 또한 특기할만함. 이러한‘사회주의 건설’의 장기 시간표에 대한 언급은 주로 ▲이전까지 평양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살림집 건설 등 건설 프로젝트와 주거 개선사업이 ▲앞으로는 (아마도 9차 당대회 이후에는) 각 지역으로 확산되어 전국이 모두 같은 수준의 주거복지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는 차원에서 제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음.  
    
    한편‘공산주의’라는 용어의 사용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 최근 평양이 강조하고 있는 공산주의라는 용어 또한 주로 주민들의 사상교양이나 정서적 유대 등을 강조하고, 본위주의로 상징되는 개인 혹은 조직 차원의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캠페인의 근거로 주로 쓰임. 
       - 보다 적극적으로는 자본주의 문화 침투를 차단하고 청년층의 이념적 순수성을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론적 지향점으로서 제시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음.
       - 결론적으로 이러한 용법은 90년대 이후 각 조직·단위의 외화벌이 사업과 사경제 현상 용인으로 요약되는 일련의 개혁·개방 성향 정책을 비판/반성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것일 수 있음. 
    
    이러한 중장기 지향점을 완성해나가는 방법론 혹은‘실천 이데올로기’차원에서 이후 북한의 공식담론은 우리국가제일주의, 인민대중제일주의, 자강력제일주의, 사상제일주의 등의 원칙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음.  
       - 이러한 실천 이데올로기의 출처는 모두 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총비서와 이들 선대 지도자들 사이의 계승성 혹은 연속성을 과시하는 패턴 또한 예외 없이 확인됨.
       - 이러한 특징은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3개 분야의 중기 정책목표를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이 50년대에 정식화한 3대 원칙과의 연관성 속에서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확인할 수 있음. 
       - ▲대외관계 정책목표는 신냉전이라는 새로운 구도 위에서‘정치에서의 자주’를 달성하는 것이고, ▲군사 분야의 정책목표는 핵무력 완성을 통한 '국방에서의 자위’를 달성하는 것이며 ▲경제 분야 목표는 내각의 통제 강화와 원료·자재 국산화를 통해‘경제에서의 자립'을 달성하려는 시도라는 논리가 그것임.  
    
    3. 주요 특징 분석 
    
    평양은 2021년 1월 8차 당대회를 통해 당 규약을 개정하면서 향후 당 대회를 5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임을 명시한 바 있음. 당-국가 체제의 정상화를 전제하고 마련된 이러한 시간표에 따라 8차 당대회에서 논의,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중장기 계획은 모두 5년 혹은 그 배수를 단위로 제시되고 있다는 공통적 특징이 나타남. 
       - 대표적인 사례로 ▲경제부문에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군사부문에서의 국방력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건설부문에서의 수도건설 5개년계획(살림집 5만 세대 건설계획)을 들 수 있음. 이들 목표는 모두 2025년 말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를 목표시점으로 추진되는 중기 계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임.
       - 이와 함께 15년 이상의 시점을 시사하는 장기 로드맵에 대한 시간표도 간헐적으로 등장하고 있음. 이러한 일정은 주로 장기간의 누적 투자가 필요한 SOC 사업이 지방에까지 일관되게 관철되는 시점을 상정한 장기 시간표라고 할 수 있으며, 대략 11차 당대회로 예상할 수 있는 2030년대 중반을 목표 시점으로 하는 것으로 보임.
    
    그러나 이렇듯 분명해 보이는 최근의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대회를 상정한 각 분야의 5개년 계획 등 중기 차원의 로드맵과 달리 15년 이상의 장기 비전과 관련한 언급들 가운데 구체적인 시점이나 계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사례는 발견하기 어려움. 
       - 따라서 이들 장기 프로젝트에 관한 언급 가운데 상당수는 가까운 시일 안에 완성하기 어려워 보이는 과업을 5개년 계획이 3~4차례 반복된 후의 장기 과제로 미루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는 게 더욱 타당해 보임.
       - 결국 평양이 염두에 두고 있는 30년 이상 범위의 장기 국가비전은 ▲현재의 여건이 계속된다는 전제 하에 ▲현재의 방법론을 정당화하는 차원에서 언급되고 있으나 ▲거꾸로 평양 또한 내부적으로는 이를 당분간의 효용 차원에서 사고하고 있을 개연성도 시사함. 
       - 즉 중기 계획의 범주인 2025년까지는 현재의 국면이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이를 넘어서는 15년 이상의 장기 시점까지 그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확신이 없다는 의미일 수 있음.
    
    2022년 들어 보다 명확하게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주요 정책용어에서 중국공산당과의 유사성이 강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임. 이러한 추세는 북측이 중국에 대한 주요 외교담론에서 이른바 ‘사회주의 공동 정체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과 시기적으로 일치하는바, 의도적 선택일 개연성이 충분함.
       - 일련의 유사성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에 입각한 경제발전 경로나 자유주의 국제 질서와는 다른 장기비전을 갖고 있는 두 나라의 본질적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임.
       - 그러나 이와는 달리 평양이 전술적 차원에서 중국식 용어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유사성을 과시하고 있고도 볼 수 있음. 이른바 ‘신냉전 블록화’ 세계관 속에서 북·중 밀착을 강화하기 위한 외교적 레토릭 구사라는 해석임.
    
    이상의 주요 특징은 김정은 체제의 국가운영능력과 관련해 일정한 함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음. 국가의 장기비전을 독자적으로 정교하게 생산해낼 수 있는 역량에서 한계가 있으므로 타성적으로 중국 측 개념이나 선대 담론을 모방 혹은 차용하고 있을 개연성임.
       - 김정은 집권 후의 체제 이데올로기 이론화 작업은 김일성·김정일 시기에 비해 구체성이나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임. 그에 따라 국가 장기비전 담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체제 차원의 정교한 숙의를 거치기보다는 즉흥적 혹은 습관적으로 중국 측 개념을 차용하거나 선대 담론을 재활용하는 패턴이 누적되면서, 장기 국가비전 자체가 부실화하거나 모호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음.
    
    4. 전망 및 함의
    
    김정은 체제의 중장기 국가비전 언급은 최근 수년 사이의 국제정세 흐름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표되는 2022년의 정세 급변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정세 인식이나 정책결정과 상당한 연관성을 갖고 있음.
       - 2018년 초 협상 국면 당시 북한 관영언론은 '제국주의 대(對) 반(反)제국주의'라는 전통적 국제정세 인식틀을 자제하고,‘행성을 진감하는 대담한 외교’등의 표현을 통해 기존의 프레임 혹은 구분선(fault line)을 뛰어넘는 김정은 체제의 '창조적 행보'를 강조한 바 있음. 그러나 2019년 하노이 회담의 실패 이후 '미제국주의 대(對) 반미(反美) 진영'이라는 기존 인식틀의 복원이 두드러졌음.
       - 이후 노동신문과 북한 외무성의 성명 등은 모두 진영 간 대결 기조에 철저히 부합하는 대외메시지를 발신해오고 있음. 
    
    다만 평양의‘신냉전 담론'이 북·중·러 블록에 대한 무조건적 경사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담론도 함께 확인할 수 있음.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중국이 대러 지원에 일부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등 정세의 복잡성이 확인된 2022년 봄부터 김일성 시기의 ‘사회주의 블록 안에서의 자주’ 노선을 소환하는 담론이 자주 등장하고 있음은 특기할 만함. 
       - ‘정치에서의 자주’를 강조하는 이러한 메시지는 이른바 신냉전 블록화가 재구성되는 경우에도 정책적 독자성을 유지하겠다는 기본 원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대내적 선언으로 해석됨. 달리 말해 북·중·러 블록화에 대한 과도한 무게 싣기가 특정국가에 대한 일방적 종속이나 선택지의 제약으로 귀결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북한 특유의 사고방식이 작동한 결과로 볼 수 있음.
    
    다만 그 같은 정책적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핵전력의 빠른 구축은 선결과제라고 할 수 있고, 최근 유엔 안보리의 형해화 혹은 기능 부전 상태는 평양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음. 즉 현재 시점이 ‘기회의 창’이라면 이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므로 평양 입장에서는 굳이 대미협상을 서두르려 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임.
       - 이를 감안하면 평양이 조기에 대미 협상에 나서는 일은 상당기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임.
    
    결론적으로, 2021년 이후 평양이 언급하고 있는 체제의 중장기 비전의 맥락은 2018년 협상 국면 당시 암묵적으로 제시했던 것과 대척점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님. 
       - 미·중 전략경쟁 흐름이나 최근의 미·러 대립, 이로 인한 신냉전 구도 가시화와 글로벌 공급망 분화 같은 국제정치적 환경의 변화는 앞으로 평양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배경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나, 김정은 체제는 이러한 변화에 일방적으로 종속되기보다는 각각의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생존 가능성과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국가의 장기비전 담론들을 기획, 조정, 활용하려할 것임.
       - 다만 현재의 미·중/미·러 갈등이 지속된다면 21년 이후 최근의 담론에 무게중심이 훨씬 경사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임.
    
    구조적 차원에서 보면, 이러한 정세 흐름으로 인해 2018년 일각에서 제기했던 북한의 친미국가화 혹은 북한의 베트남화(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같은 드라마틱한 시나리오의 개연성을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할 수 있음. 
       - 특히 최근 평양이 보여주고 있는 중기 담론에서의 확신을 감안하면 최소한 9차 당대회가 예정돼 있는 2025년까지는 현재의 국내외 여건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간에는 주요국 사이의 전략 경쟁과 대립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기조 위에서 강경한 과거회귀 성향의 대외·경제 정책을 유지해 나가려 할 것으로 판단됨.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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