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거부 시위 확산의 배경과 정치적 함의 ( http://opendata.mofa.go.kr/mofapub/resource/Publication/14052 ) at Linked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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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히잡 거부 시위 확산의 배경과 정치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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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히잡 거부 시위 확산의 배경과 정치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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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사건의 발생 및 전개
    2. 사건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3.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4. 이번 사건의 정치적 함의는 ?
    
    
    이란 전역이 들끓고 있다. 히잡(여성의 두발을 완전히 가리는 복식) 착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다.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세 한 여성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촉발된 시위다. 단순히 여성들의 복식 자유 투쟁을 넘어서서 전반적인 자유화 요구로 번지는 중이다.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현지 시각 9월 26일 현재 7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란인권단체 Iran Human Rights). 1979년 이후 이슬람 신정주의 노선을 견지해 온 이란 체제 정통성에 반기를 든 이 사건의 배경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사건이 담고 있는 함의는 어떻게 분석될 수 있을까?
    
    
    1. 사건의 발생 및 전개
    
    9월 13일 가족과 함께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에서 친지 방문차 테헤란으로 향하던 마샤 아미니(Masha Amini, 22세, 학생)는 이동 중 경찰의 검문을 받았다. 일반 경찰이 아니라 풍기단속을 담당하는 도덕 경찰 (Morality Police) 이었다. 차량 안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혐의와 함께 마샤는 재교육 센터로 구인되었다. 한 시간 동안의 재교육 이후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교육장에 들어간 마샤는 곧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고 9월 16일 사망했다.
    
    경찰은 물리적 타격을 부인하며 갑자기 혼자 쓰러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심장마비를 사인으로 밝혔다. 당국은 어떠한 폭력행위도 없었음을 밝혔고 정부측 신경외과 의사는 어린 시절 뇌수술의 후유증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22세 건강한 젊은 여성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했다는 데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일부 목격자들이 취조실 안에서의 구타를 증언하며 진실게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피해자의 의료기록이 유출되었다. 이를 본 일부 의사들은 복합 타격에 의한 두개골 파열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대통령과 여성문제 담당 부통령, 그리고 마샤의 고향 주지사 등은 즉각 유족을 위로하고 최선을 다해 진상을 규명하여 필요시 책임을 묻겠노라 다짐했다. 이슬람 자문기구 최고위 인사까지 나섰다. 이러한 정부의 진상조사 천명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분노하며 거리로 나왔다. 삭발 및 히잡 소각 시위는 이란 전역 80개 도시로 퍼져나갔다.
    
    정밀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 1~2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시위는 더욱 광범위해지고 있다. 젠더(gender)를 넘어서서 세대와 계급 그리고 소수민족을 아우르는 복합시위로 번지는 중이다. 2009년 이란 대선 당시 부정선거 논란으로 촉발되었다가 잦아든 미완의 ‘녹색 혁명’과 비슷하게 끝날지, 아니면 2010년 튀니지 한 청년의 분신자살로 시작된 ‘아랍의 봄’이 대규모 정치변동을 일으켰듯 이란 체제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될지 국제사회는 지켜보고 있다. 시위는 이미 이란을 넘어섰다. 1억 회 이상 리트윗되면서 소셜 미디어에서 국제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엔도 개입했다. 나다 알 나시프(Nada Al-Nashif) 인권 고위대표는 독립 조사를 요구하며 이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2. 사건의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전국적인 시위의 촉발 요인은 물론 마샤의 의문사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촉발을 견인한 근본적 핵심 요인을 살펴보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경제 요인, ▲리더십 요인 그리고 ▲심리 요인이다. 
    
    첫째, 경제난이다. 삶이 피폐해지면서 내연성(內燃性)이 높아진 상황, 즉 긴장도가 높아진 구조 속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7월 이란핵합의가 타결되면서 잠시 개방과 발전의 분위기를 경험했던 이란은 2018년 미국의 탈퇴로 인해 다시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되었다. 제재가 계속될 때는 저항경제를 유지하며 익숙하게 버틸 수 있었지만 한번 풀렸다가 다시 제재를 받게 되면 그 고통은 심화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을 추구하며 석유 수출 및 금융 거래를 막았다. 환율악화 및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은 심화되었고 제재 해제 당시 8천 달러 수준의 1인당 국민소득은 최근 3천 달러로 급감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민심은 흉흉해졌다.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작은 불씨로도 크게 발화할 수 있는 불안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둘째, 리더십 요인이다. 한마디로 보수 이슬람 강경정책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전 대통령의 8년 임기가 종료되고, 작년 6월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중도파였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회 분위기를 용인했다. 로하니 이전 정부를 이끌었던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전 대통령 역시 강경파였지만 달랐다. 성직자 출신이 아니었기에 이슬람 계율로 대중을 압박하는 강도가 세지는 않았다. 그러나 라이시 대통령은 세속교육을 받지 않은 이슬람 신학자 출신으로, 대부분의 경력을 이슬람 사법부에서 쌓았다. 이슬람 보수체제의 정수(精髓)에 해당하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시는 경제난이 심해지는 시점에 취임하면서 빈곤으로 인한 사회 불만이 늘어나자 강력한 이슬람 기율(紀律)로 이완된 사회를 조이고자 했다. 무엇보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의 건강이상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상황이라 더욱 보수 이슬람의 원칙을 준용하려 했다. 먼저 흐트러진 여성들의 복식(服飾) 바로잡기에 나섰다. 이전 정부에서는 히잡이나 루사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라이시 정부는 머리카락 한 올의 노출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7월 초 ‘히잡과 순결 칙령(Hijab and Chastity Decree)’을 반포하며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섰다. 1979년 혁명 직후의 “ya rusari ya tusari (cover or suffer)” 즉 가리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구호가 다시 선명해진 셈이다. 복장 불량 여성 탑승객에 대한 신고와 단속이 가능하도록 택시와 지하철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장착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여성들의 반발과 조롱이 잇따랐다. 의문사 사건 두 달 전부터 이미 이란에서는 여성들의 불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세 번째로는 심리적 요인을 들 수 있다. 다수의 이란 청년들은 체제에 순응하는 편이었다. 저항의 동력을 만들어낼 계제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외부 세계도 동경한다. 상대적으로 중동 여타 국가보다 잠재력이 크고, 1979년 이전에는 세속화, 자유화의 시기를 누렸던 이란이었지만 현재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존재한다. 이전의 시대를 동경하지만 현실은 괴로운 상황이 배태하는 일종의 인지적 괴리(cognitive dissonance) 현상이다. 특히 이란핵합의 타결로 짧은 기간이나마 자유와 세속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차에 다시 옛 시대로 회귀하면서 발생하는 박탈감이 문제였다. 자유와 세속화를 기대하다가 오히려 더 강경한 이슬람 복고주의를 만나자 분노하며 저항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란 체제 특성상 대중의 불만은 4년마다 시행하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 일부 해소되곤 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대거 투표 불참으로 정치를 외면했다. 저항의 압력이 고스란히 갇혀 있다가 이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현재로서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쉽게 사그라질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혁명 즉 정치 변동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정치변동에 방점을 찍는 견해의 논거는 무엇일까? 바로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은 복합적 시위양상이다. 이미 젠더 차원의 저항을 넘어섰다. 남녀 젊은이들이 함께 분노하며 거리에 나서고 있다. 청년 세대가 저항의 축이 되는 모양새다. 소수 민족 문제도 얽혔다. 마샤의 민족적 배경이 되는 쿠르드족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수면 하에 있지만 중앙정부와의 긴장이 없지 않다. 당연히 이란 당국은 현재 동부 쿠르드족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튀르키예 내 친쿠르드 정당인 인민민주당(HDP: Peoples’ Democratic Party)이 메시지를 내며 이란 정부 당국을 비판했다. 여기에 고질적인 경제난으로 인한 계급 문제, 즉 빈민들의 불만이 이번 사건과 덧대어지는 조짐도 있다. 국외에 산재한 반정부 성향의 이란 디아스포라도 한몫하고 있다. 이 연계까지 정부가 통제 못하면 자칫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기와 같은 정치변동 내지 불안정성 심화 예측에도 불구하고 아직 다수는 정치변동까지 내다보지 않고 있다. 일단 시위의 주력인 젊은 여성들의 가족, 특히 부모들의 우려가 작동하여 자녀들을 설득, 회유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란 내부 혁명수비대 바시지 민병대 등 단속과 감시가 가능한 국가 기능이 여전히 서슬 퍼렇게 작동하고 있다. 압박이 1~2주간 지속될 경우, 결국 2009년 녹색 시위 때처럼 희생자만 남기고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정밀 검사 보고서가 나오고 뭔가 의혹이 증폭될 경우 시위와 저항은 언제든 다시 격렬해질 수 있다.
    
    
    4. 이번 사건의 정치적 함의는?
    
    먼저 국내정치적 함의를 보자. 이번 사건의 향방에 따라 향후 최고지도자 리더십 교체 관련 강경파와 온건파 간 갈등 국면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기세가 누그러지고 정부가 효율적으로 시위를 가라앉히면 보수파의 압도적 득세 국면이 당분간 전개될 것이다. 반면, 어떤 형태든 정부의 책임과 과실이 드러나고 리더십에 타격이 오면 그 상황은 최고지도자 궐위시 변수가 된다. 현재 약화된 온건파(내지 중도파)의 결집이 재현될 수 있다. 따라서 현 라이시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상황을 진정시키되 내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국민 위무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압도적인 표차로 의회를 장악했지만 당시 침묵하며 투표하지 않았던 다수의 유권자들을 간과할 경우 자칫 이란 내 강경파 세력이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예의주시할 것이다.
    
    국제관계에서의 함의도 적지 않다. 일단 이란핵합의 재협상 타결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양국 모두 핵합의 재개를 통한 이익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는 복식의 자유를 부르짖다가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란 정권과 적정한 수준에서 타협하기 어렵다. 미국 내 여론이 강하게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정책 전면에 자유와 인권 즉 가치의 연대를 내세워왔다. 이란과의 합의를 추진할 동력은 약화된 셈이다. 재협상 과정에서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유럽 3개국 및 유럽연합에게도 당혹스런 상황 전개다. 금번 사건에 관한 이란 정부의 해명이 납득할 수준으로 전달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재국이 운신의 폭을 넓혀 적극적으로 거간에 나서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이란 체제 변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며 나설 가능성도 있다. 물론 물리적 전개는 불가능하겠지만 사이버 및 민사심리 차원의 관여와 개입은 가능하다. 시위의 동력 유지를 위해서는 상호의사소통이 가능한 소셜 미디어 접속이 필수다. 이번 사건 전개시 이란 당국이 국내 인터넷망을 차단하자 미국이 나서 우회 인터넷망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스타링크(Starlink)를 이란에 서비스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이스라엘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 이란 적대국들이 나서 프로파간다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요약하면 국내정치적으로는 최고지도자 궐위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란 내 강온파 대립의 격전이 개시될 수 있다는 점, 국제정치적으로는 이란 핵합의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고, 오히려 이란에 대한 체제변화 유도 그림을 역내외 주요국들이 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 정부는 다급하다. 민심 이반에 국제사회의 비난까지 쏟아지자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진상규명을 계속 약속하고 책임자 처벌을 예고하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튀니지 벤 알리(Ben Ali) 전 대통령의 대응이 한발 늦었다가 걷잡을 수 없는 정치변동의 도미노로 이어진 사안을 학습한 터다. 국제사회의 쟁점으로 확산되자 이란 정부의 입장을 담은 서신을 각국 공관을 통해 주재국 주요인사에게 전달하는 등 공공외교에도 신경을 쓰는 중이다. 어떻게 이번 사건이 귀결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이란 내부의 균열, 저항의 깊이와 넓이는 드러났다. 국민들의 호소가 이란 정치의 체질과 형태를 바꿀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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