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의 핵무기 ‘일차 불사용’ 논쟁 동향과 한국안보에 대한 함의 ( http://opendata.mofa.go.kr/mofapub/resource/Publication/13870 ) at Linked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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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행정부의 핵무기 ‘일차 불사용’ 논쟁 동향과 한국안보에 대한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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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행정부의 핵무기 ‘일차 불사용’ 논쟁 동향과 한국안보에 대한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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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행정부의 핵무기 ‘일차 불사용’ 논쟁 동향과 한국안보에 대한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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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핵무기 사용 원칙의 종류와 특징
    2. 바이든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전망
    3. 한국 안보에 대한 함의와 고려사항
    
    
    1. 핵무기 사용 원칙의 종류와 특징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초 발간을 목표로 ‘핵태세 검토(Nuclear Posture Review) 보고서’ 작성 작업을 서두르는 가운데 워싱턴 정책서클과 동맹국에서 미국의 핵무기 사용 원칙을 둘러싼 ‘일차 불사용(No First Use)’ 논쟁이 벌어졌다. 국내 언론도 이런 외신을 전하면서 미국 내의 논쟁 동향과 한국안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보였다. 당분간 국내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동향과 그 결과가 한국 안보에 미칠 영향을 두고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에서는 우선 논쟁 중인 미국의 핵무기 사용 원칙은 무엇이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변화를 모색하는지 간략히 토론하고, 용어 문제도 지적하고자 한다. 가령 국내 언론은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가 선호하는 핵무기의 ‘No First Use’를 ‘핵 선제 불사용’으로 표기했다. 국내 전문가도 대부분 ‘핵 선제 불사용’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핵 선제 불사용’이란 표현이 미국 핵전략과 대북정책에 대한 오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아래에서 관련 유사 개념을 소개하고 그 차이점을 설명한다. 이번 미국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 발간을 둘러싼 논쟁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핵전략의 용어에 대한 합의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첫째, 주지하듯이, 지금까지 미국은 자국과 동맹국과 파트너국의 사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핵무기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핵무기 사용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할 수도 있다는 다소 애매모호한 핵무기 사용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미국의 현행 핵교리를 ‘일차 사용’ 원칙으로 부른다. 
    
    미국의 핵무기 사용 정책이 ‘일차 사용’이라고 하여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나 핵무기를 함부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은 NPT 상의 비핵국(Non-nuclear weapon state)으로서 핵비확산 의무를 준수하는 국가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 위협을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었다. 유엔이 인정한 ‘비핵지대’ 국가에 대해서도 핵무기 사용이나, 사용 위협을 하지 않는 ‘소극적 안전보장(negative security assurance)’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국과 동맹국과 파트너국의 ‘사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선언하여, 사실상 핵무기 ‘일차 사용’의 폭넓은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핵보유국, 핵보유국과 동맹국, NPT 비회원국, 핵비확산의무 미준수국은 미국의 핵공격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일차 사용’은 핵교리 중에서는 상당히 공세적인 편에 속한다. 
    
    그런데 탈냉전기 들어 국제안보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국제사회의 핵무기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미국 정부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며 자신의 핵무기 사용 범위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과 군축비확산론자를 중심으로 점차 핵무기의 ‘일차 불사용’과 ‘유일 목적(sole purpose)’ 원칙을 채택하자는 요구가 커졌다. 
    
    둘째, 미국 민주당 정부가 요구하는 ‘일차 불사용’ 원칙은 말 그대로 “상대국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미국이 핵무기를 일차로,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교리다. 즉 설사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더라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나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무기 사용원칙이다. 이는 핵보유국의 핵교리 중에서는 가장 소극적이며 방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일차 불사용’은 중국의 전통적인 핵무기 사용 원칙이다. 중국은 핵개발 초기부터 “언제든, 어떤 상황이든 핵무기를 일차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때 핵무기는 핵 선제공격 또는 일차 공격에 동원되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핵사용 억제와 핵 보복에 한정되어 사용된다. 중국의 ‘일차 불사용’ 원칙과 ‘최소억제’ 핵전략은 60년대 중국의 열악한 군사적·외교적·경제적 환경과 정면충돌을 회피하려는 중국식 전략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10년대 이후 중국의 부상과 미중 전략경쟁 상황에서도 중국이 기존의 핵태세와 핵교리를 계속 유지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부터 일관되게 ‘일차 불사용’ 원칙을 선호한다고 밝혔지만 과연 2022년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이를 관철할 수 있을지 의문도 크다. 
    
    셋째, ‘일차 불사용’과 매우 흡사하여 혼용되는 핵무기 사용 원칙으로 ‘유일 목적(sole purpose)’이 있다. 일반적으로 ‘일차 불사용’과 ‘유일 목적’ 원칙을 동일시하고 혼용하지만, 차이가 있다. 
    
    ‘일차 불사용’은 핵무기의 일차적인 ‘불사용’에 방점이 있다보니, 언제, 어떤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 빠져있다. 해석에 따라서, 이차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미국 동맹국의 관점에 볼 때, 핵우산이 실제 제공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일 목적’ 원칙은 “미국 자국과 동맹, 파트너국에 대한 핵공격을 억제하는 데 핵무기를 사용”할 것을 천명한다. 다시 말해 재래식 전쟁의 경우에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지만, 상대 적국이 동맹국이나 파트너국을 핵무기로 위협하게 되면 반드시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한다. 이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을 명시함으로써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동맹국의 이런 의문과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핵무기 사용 상황을 단일 경우로만 제약하여 미국의 핵우산을 너무 좁게 사용하는 문제점도 있다.   
    
    넷째, 현존 핵전략 중에서 가장 공세적인 핵교리로 ‘핵 선제공격’이 있다. 사실 어떤 NPT 상의 핵보유국도 ‘핵 선제공격’ 원칙을 선언하지 않는다. 이런 공공연한 선제적인 핵무기 사용 위협은 오늘 국제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비난받는다. 핵 선제공격의 위협을 당하는 나라는 즉각 핵개발을 추진할 것이므로 핵비확산 국제레짐 차원에서도 이런 공공연한 핵위협은 금지된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 ‘핵 선제공격’을 공언한 유일한 나라이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핵전쟁 연습으로 상시적으로 자신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명분으로 한국과 미국을 꼭 집어 2016년부터 ‘핵 선제공격’ 권리를 주장했었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 일반을 향해서는 ‘일차 불사용’ 원칙을 선전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핵보유를 정당화하고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을 불법적인 핵무장국이며, 일체 핵무기를 폐기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북한의 핵전략을 무시하며, 계속하여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No First Use’ 원칙을 국내에서는 대개 ‘핵 선제 불사용’으로 번역하여 사용한다. 과연 이 용어가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의 핵사용 원칙에 대한 논쟁에서 ‘핵 선제 불사용’이란 용어를 사용하면, 자칫 미국이 그동안 북한과 마찬가지로 ‘핵 선제 사용(공격)’ 원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또한 엄밀히 말해 ‘일차 불사용’과 ‘선제 불사용’의 의미 차이가 분명히 있어, ‘선제 불사용’이란 용어는 ‘일차 불사용’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우리말에서 ‘선제’가 갖는 2개 의미가 이런 혼선의 배경이 된다고 본다. 우선 핵무기의 ‘선제’ 사용’은 말 그대로 상대보다 앞서서 ‘먼저’ 사용하는 것이며, 이때 ‘선제’는 ‘일차’의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선제 불사용’은 ‘일차 불사용’와 같은 의미로 통한다. 아마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노 퍼스트 유스’를 ‘선제 불사용’으로 번역하여 사용하는 것 같다. 
    
    한편, 군사 용어인 ‘선제공격(preemptive attack/strike)’에서 보면, ‘선제’는 그 의미가 ‘일차’ 사용이 아니라, 공식적인 전쟁 개시 전에 예고도 없이 선제적으로(preemptively)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전쟁에서 북한의 도발되지 않은 불시 남침, 일본의 선전포고도 없는 불시의 진주만 공격 등이 대표적인 선제공격의 사례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핵 선제 사용’이란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적(preemptive) 공격’을 말한다. 북한식 ‘핵 선제 사용’ 원칙도 한국에게 핵무기의 ‘일차 사용’을 위협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불시에 기습적으로 선제공격을 핵무기로 하겠다는 취지였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기존의 핵무기 ‘일차 사용’ 원칙을 견지할 것인지, 또는 새로이 ‘일차 불사용’ 원칙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는 핵무기의 ‘선제 사용’ 또는 ‘선제 불사용’에 대한 논쟁이 결코 아니다. 따라서 이런 혼란을 없애기 위해 필자는 ‘No First Use’를 그대로 직역하여 ‘일차 불사용’으로 사용할 것을 제기한다. 
    
    
    2. 바이든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전망
    
    미국은 냉전기 동안 자유진영 내 동맹국에게 적극적인 ‘핵우산’ 제공을 약속하며, 핵무기 ‘일차 사용’ 원칙을 견지했다. 이에 따라, 공산권 국가로부터의 일체 재래식과 핵무기 공격 위협에 대응하여, 미국은 동맹국의 안전보장을 지키기 위해 핵우산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핵무기 ‘일차 사용’을 위협했다. 그렇다고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공격을 위협한 것을 결코 아니며, 다만 어떤 비핵의 재래식 공격에도 핵무기를 일차적으로 사용하여 대량 응징하겠다는 입장에 그쳤다.     
    
    탈냉전기 들어 점차 미국의 동맹국 안전보장정책은 재래식 군사력을 핵우산과 혼합하여 사용하는 ‘확장억제’로 전환했다. 이는 핵무기의 사용을 제한하려는 미국 내 핵무기정책의 변화를 반영한다. 이런 점진적인 정책 전환의 배경을 보면, 첫째,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누구보다 우월한 재래식 전력을 통해 대부분 군사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보았다. 둘째, 1945년부터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국제사회의 전통과 ‘핵금기(Nuclear taboo)’를 지키고, 핵군축와 핵비확산 국제레짐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이 모범적으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고 사용 용도를 제한하려고 했다. 셋째, 핵무기의 역할 및 사용 조건을 축소함으로써 재래식 충돌이 손쉽게 핵전쟁의 확전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종래 어떤 군사적 충돌도 쉽게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었으나, 핵무기 투입 요건을 좁게 설정함으로써 소위 ‘핵전쟁 문턱’을 크게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 넷째, 미 정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사실상 핵무기 ‘일차 불사용’ 또는 ‘유일 목적’ 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공식화하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임기 마지막 해에 자신의 핵정책 유산으로 핵무기 ‘일차 불사용’ 또는 ‘유일 목적’ 원칙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역사적인 프라하 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제시하면서 “미 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 축소”를 주장했었다. 당시 ‘일차 불사용’을 지지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핵군축·비확산론자들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차 불사용’ 정책 채택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주요 이정표가 되며, 미국의 역사적인 핵군축 성과물이 된다. 둘째, 미국은 이미 오랜 기간 사실상 ‘일차 불사용’ 원칙을 유지했었다. 특히 지난 70년간 유지된 핵무기 불사용의 ‘핵금기’를 미국이 먼저 깰 가능성은 거의 없다. 셋째, 재래식무기의 고성능화와 정밀화로 인해 실제 핵무기 사용의 필요성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안팎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여 마침내 2016년 중반에 이를 포기했었다. 당시 국무장관, 국방장관, 에너지장관 등 핵전략 관련 장관들이 모두 ‘일차 불사용’ 채택을 반대했었다. 이들의 반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맹국들이 미국의 핵우산을 불신하고 독자적인 안보노선에 나설 것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독자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둘째, 러시아·중국·북한은 미국의 ‘일차 불사용’ 선언을 미국이 약화된 징후로 보고, 오히려 군사적 공세를 강화할 것이다. 셋째, 미국이 핵무기 역할과 사용을 축소한다고 하여,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은 없다. 
    
    사실 오바마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2010)에서 시작하여 미국은 점차 ‘일차 사용’ 원칙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핵정책 철학을 반영하여, 2010년 핵태세 검토 보고서는 “미국은 오직 미국, 동맹, 파트너국의 사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극단적인 상황(extreme circumstance)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을 천명했다. 또한 “미국, 동맹국, 파트너국에 대한 핵공격 억제를 핵무기의 유일 목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위해. 재래식 역량을 강화하여, 비핵 공격에 대해서는 핵무기의 역할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보고서는 종래의 ‘일차 사용’을 재확인하면서도, 핵무기 사용을 ‘극단적인 상황’에 한정하고, ‘핵무기의 역할 감소’와 ‘유일 목적’이 미국 핵무기정책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2010년 이후 중국의 부상과 미중 경쟁이 가시화되며 세계 안보정세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2018년 발간된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2018)는 강대국 세력경쟁이 심화되는 안보환경과 트럼프의 ‘미국제일주의’ 안보전략을 반영했다. 트럼프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는 여전히 핵무기 사용조건을 ‘극단적인 상황’에 한정하면서도, 그런 상황을 ‘비핵의 전략적 공격’에 대한 대응까지 확대했다. 일반 국민과 사회인프라에 대한 공격, 핵무기체계에 대한 공격을 핵대응이 필요한 경우로 들었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의 새로운 신형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 저위력 전술핵탄두, 핵탄두 탑재 해상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발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내부 군부의 동의와 동맹국과 협의를 전제조건으로 달기는 했지만 핵무기 사용을 상대의 핵공격을 억제 또는 보복하는 데 한정하는 ‘유일 목적’ 원칙을 도입하고 싶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 이런 의사를 반영하여, 2021년 3월 발표된 잠정 국가안보전략보고서는 “국가안보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 감소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보환경의 악화와 안팎의 반대에 직면하여 바이든 행정부의 핵정책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군사력과 핵역량 증강, 러시아의 부활과 첨단 군사력 증강, 북한 핵무장 증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신 안보위협 등장 등으로 인해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과 파트너국의 안보 환경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중시 정책을 감안할 때 기존 핵무기 사용 원칙이 변화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핵태세 보고서에서는 트럼프 보고서가 확장한 핵사용의 ‘극단적인 상황’을 다시 축소하고, ‘일차 불사용’과 ‘유일 목적’의 채택을 위한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3. 한국 안보에 대한 함의와 고려사항
    
    첫째, 한국 정부와 안보전문가들은 미국의 안보전략과 동맹전략, 특히 핵전략의 동향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상황의 변동에 맞추어 대응책을 협의할 것을 제기한다. 한반도 주변에 거대 핵보유국이 포진하고, 특히 수시로 북한의 ‘핵 선제공격’ 위협까지 받고 있어 동맹국인 미국의 핵전략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핵무기 사용의 ‘유일 목적’ 원칙을 주장했고, 미 정부는 7월부터 핵태세 검토 보고서 작성을 시작하고 동맹국과 협의도 개시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일본·호주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핵전략 변화 가능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국내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억제력 구축이 우리의 시급하고 엄중한 안보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 핵전략 동향에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북한 핵무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또한 미국의 핵우산과 핵전략이 계속 변화하는 혼란스런 상황을 맞이하여, 국내에서도 핵전략에 대한 깊은 연구와 이에 특화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들이 나서서 핵전략 일반과 북한 핵전략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북한이 구사하는 핵전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아가 한국 및 한미동맹의 효과적인 대북 억제력 구축방안을 찾아야 한다. 
    
    셋째, 동북아의 복잡한 핵문제와 군사적 충돌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로 한반도 또는 동북아 비핵지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미중 전략경쟁, 북미 적대관계, 남북 군사적 대치, 그리고 북한의 ‘핵 선제공격’과 미국의 핵무기 ‘일차 사용’ 원칙의 충돌 등을 볼 때, 동북아는 군사적 충돌과 핵 확전 가능성이 세계 어느 곳보다 높다. 한반도 또는 동북아 ‘비핵지대’ 방안이 단기적으로 실현성이 거의 없지만, 한반도와 역내의 핵문제를 일괄 해결하는 참조 모델로서 가치가 있다. 
    
    넷째,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역내 전략 경쟁 완화와 ‘전략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동북아 전략대화가 시급하다. 국립외교원과 외교부가 주최하는 동북아 평화협력포럼은 종래 연성안보와 신안보 주제에 집중했었다. 하지만 역내에서 계속 악화되는 전략경쟁, 군비경쟁, 핵경쟁 등을 감안할 때, 경성안보와 전략문제를 다루기 위한 전략대화의 기능을 확대할 것을 제기한다.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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