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o:abstract |
1. 문제의 제기
2. 주요 내용
3. 평가
4. 전망 및 함의
5. 정책적 고려사항
<요약>
지난 4월 16일, 워싱턴 D.C.에서 조 바이든(Joseph R. Biden)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미일관계,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양국 정상의 첫 대면이었던 이번 정상회담은 통상의 의례적인 회담을 넘어 미일동맹, 중국 및 북한 문제,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등 미일관계는 물론 지역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조정이 이루어졌다.
금번 정상회담은 코로나 재난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일 정상이 첫 대면회의를 개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축으로 상호 협력과 미일안보조약에 기반한 동맹관계의 강화에 합의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인도태평양’ 정책 및 '쿼드'의 계승 의사를 공식화 하는 등 대중국 견제의 정책 방향성을 명확히 하였고, 일본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협력 입장을 밝혔다.
이번 미일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은 지난 3월의 미일 2+2회의의 공동성명과 같은 맥락에서 중국에 대한 강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일본이 중국 견제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특히 미중 간에 최대 갈등 요인인 타이완 문제와 관련하여 “미일 양국은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었다.
지난 3월의 미일2+2 공동성명과 이번 미일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의 큰 차이점은, 후자에서는 ‘경제 안보’ 분야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는 종래의 미일정상회담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양국이 설립에 합의한 '미일 경쟁력-강인성(CoRe) 파트너십'은 ‘경쟁력 혁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세계 건강 안보’ ‘기후변화, 청정 에너지 및 녹색 성장·부흥’ ‘미일 파트너십의 확대 쇄신’등을 포함하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 협력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협력, 차세대 통신시스템(5G)에서 신뢰할 수 없는 사업자 배제 방침의 확인, 생명공학, 인공지능(AI), 양자과학 등 첨단기술의 연구개발 협력 등 구체적이고 과감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었다.
이번 미일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정부 후반기에 본격화한 미중 전략경쟁이 바이든 정부 시기에도 계속될 것이며,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1)군사력 등 전통 안보의 측면, (2)경제 안보의 측면, (3)인권과 민주주의 같은 이념과 가치의 측면 등 세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을 민주주의와 전제주의 간의 체제경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향후 대중국 연대망 구축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유, 인권, 민주주의’ 등의 가치연대를 표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타이완 주변의 유사 사태를 상정한 미일 간의 역할 분담을 구체화하기 위해 미일가이드라인의 운용과 일본 안보법제의 적용을 둘러싼 논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안보전문가들 사이에서 동중국해 특히 대만 해협 방어 전략에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바, 미일 간에 센카쿠 열도뿐만 아니라 타이완 해협에서 그레이존 사태를 포함한 유사사태 발생 시 미군에 대한 후방지원, 함선, 시설의 보호 등 자위대의 개입을 전제로 한 미일 공동의 군사 연습이 논의될 개연성이 크다. 나아가 미국 정부는 중거리 미사일의 일본 배치, 남중국해 및 인도양에서 미일의 공동작전 확대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인태지역에서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하여 군사안보 및 경제안보 분야에서 <미·일·유럽 vs. 중·러> 의 신냉전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인태지역에서 미일동맹, 한미동맹과 '쿼드' 등을 활용하여 군사 및 비군사 분야에서 동맹국과 파트너국가들과의 연대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 시기에 소원했던 미국-유럽 관계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반면, 중국-유럽 관계는 종래의 경제협력 중심의 우호관계에서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관 중심의 대립 국면으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바, 향후 인태지역에 대한 유럽 세력의 관여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중국 포위망'에 대응하기 위해 반미 세력을 결집하고 타이완 주변에서 군사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바, 당분간 미중 간에 강대강의 대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일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향후 미일 양국이 경제안보 차원에서 중국 배제의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미·중·일 간에 첨단기술의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패권 경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중국과 깊은 경제적 상호의존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미일이 주도하는 중국 배제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할 경우 국제경제는 큰 충격과 전환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사이버 보안 등과 같은 첨단기술의 연구개발이나 전략 물자의 공급망 관련 미일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배타적인 그룹이 만들어질 경우, 이들 그룹이 관련 정보의 공유, 투자 기회의 제공을 독점하고 기타 국가들은 자유로운 시장 참여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 관리 차원에서 미국의 아시아 전략의 '약한 고리'인 한일관계의 개선을 위해 양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을 한일관계 복원의 계기로 삼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GSOMIA 정상화,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패키지로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북한 정책 관련하여 최종 목표로서 ‘완전한 비핵화’와 단계적 접근의 장기 비핵화 로드맵을 조합하되,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재확인을 위해 중재자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일의 인태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간의 조화 협력을 모색하고, 특히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인프라 지원과 해양안보에 대한 기여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쿼드 (플러스) 관련 비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참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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