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o:abstract |
1. 코로나19와 중남미의 디지털 전환
2. 중남미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
3. 한-중남미 디지털 협력 포럼 평가
전세계를 급습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 1억 3천만 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2천8백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2021.4.5.) 그 영향으로 세계경제는 크게 위축되어 세계은행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4.3%로 추정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 대응 성패에 따라 1.6%~5%까지 변동 가능성이 있음을 전망한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2021에도 상존하는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많은 국가들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정상으로 회복하고 안정을 찾기 위한 해법으로 한결같이 ‘디지털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팬데믹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중남미 국가들도 코로나19로 증폭된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대변환의 시대적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핵심적인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1. 코로나19와 중남미의 디지털 전환
디지털 전환은 비즈니스의 모든 부문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신성장을 추구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경제의 성공 여부는 물론 인간의 행동, 가치, 문화 등 사회 전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중남미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의 19%와 사망자의 28%를 차지하며 커다란 인명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주요 산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팬데믹 이전부터 심각했던 경제침체가 더욱 악화됐다.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ECLAC)는 2020년 중남미 경제성장률을 -7.7%로 추정했다. 그리고 실업률이 13.5%, 빈곤율은 37.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닥칠 사회경제적 위기를 우려했다. 이에 국제 및 역내 경제기구들은 일제히 중남미가 당면한 현재의 위기와 ‘발전의 덫(development traps)’에서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모델로의 전환, 즉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국가들이 추구하는 디지털 전환의 목표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모델의 구현이다. 중남미는 천연자원 및 농업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2003~2013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은 채 중남미는 여전히 세계에서 사회적 격차가 가장 크고 빈곤율이 높은 지역이다. OECD는 ▲낮은 생산성, ▲높은 사회 불평등, ▲높은 비공식경제 비중, ▲공공 서비스 및 제도의 부족이 중남미의 성장을 가로막는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디지털 전환이 중남미 국가들을 1차 상품 기반의 경제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반의 경제로 다각화하고 세계 공급망(GVC)에 더 많이 참여시킴으로써 ▲생산성 확대 ▲삶, 직업, 배움의 질 및 복지 개선, ▲공공 거버넌스 개선 및 국가와 시민 간 신뢰 회복, ▲국제협력 및 국제무역 통합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63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0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서 칠레(41), 멕시코(54), 브라질(51), 페루(55), 아르헨티나(59위), 콜롬비아(61), 베네수엘라(63)가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준비 정도, ▲디지털 혁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 ▲새로운 기술 확장 역량 모두 분야에서 취약성을 드러냈다. 한편 인터넷 보급률(2019년 69.6%) 및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2019년 54%)은 세계 평균을 넘어선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SNS 사용률은 64%로 세계 평균인 47%을 크게 앞서면서 미국 수준에 육박한다. 비록 국가, 지역, 개인 간 격차가 있으나, 역내 모든 국가들이 인터넷 보급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디지털 전환의 잠재력이 높다하겠다.
2. 중남미 주요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
중남미 국가들은 팬데믹 이전부터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아르헨티나는 2018년에 법으로 제정한 아르헨티나 디지털 아젠다(Agenda Digital Argentina)의 틀내에서 교육 혁신, 공공 행정서비스 개선, 사이버 보안 국가 전략, 디지털 기술 산업 촉진 등 디지털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국가 및 전자정부 추진을 위해 한국형 전자정부시스템을 도입하여 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브라질은 최근 인터넷 및 모바일 및 유선 광대역 보급이 크게 증가했으나 여전히 OECD 평균을 밑도는 수준으로, 국가의 디지털 정책의 핵심은 인터넷 및 모바일 보급의 확대에 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은 E-Digital로 모든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주도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가사물인터넷 계획(IoT.Br), 학교 과학교육 그리고 브라질 연결(Brasil Connectado)계획이 핵심 사업이다.
멕시코는 인터넷 보급을 확대하고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 최근 인터넷 및 무선 전화 보급률이 크게 증가했다. 멕시코의 디지털 전환 전략은 기본발전계획인 2019-24 국가발전계획(NPD)에서 생산성, 포용성, 공공 행정 및 기후변화 대응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디지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개선 및 현대화, 정부 행정의 효율성 향상, 국민들의 정부 감시 활동지원, 부패척결 및 면책특권 폐지를 위한 국가계획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칠레는 중남미에서 가장 성숙된 디지털 생태계를 갖춘 국가로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과 활동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칠레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국가 전략은 모두를 위한 디지털 칠레(Chile Digital para Todos)이다. 칠레는 불평등 축소, 인권 향상, 새롭고 더 나은 발전 기회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칠레의 디지털 아젠다는 인권 존중, 보편적 연결성, 삶의 질 개선, 디지털 경제 확대, 교육의 질 개선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적극적인 인터넷 보급 노력으로 최근 인터넷 보급률과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크게 증가했다. 콜롬비아의 디지털 전환의 핵심 전략은 2018-22년 국가발전계획인 콜롬비아를 위한 협약, 평등을 위한 협약(Pacto por Colombia, Pacto por la Equidad)과 모두를 위한 디지털 미래(El Futuro Digital es de Todos)이다. 콜롬비아의 디지털 전략은 ICT환경, 사회적 표용성, 시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 그리고 부문별 디지털 전환을 주요 축으로 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ICT의 현대화 지원 법 제정 및 5G, AI, 데이터 사용에 대한 국가정책 수립 및 이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3. 한-중남미 디지털 협력 포럼 평가
지난 3월 17일-18일 서울에서 ‘디지털 혁신과 포용을 향한 한-중남미 파트너십’을 주제로 「한-중남미 디지털 협력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우리의 디지털 뉴딜의 첫 국제협력 파트너가 우리와 가장 멀리 있고 밤낮조차 반대인 중남미 국가들이었다. 이는 디지털 혁신이 지리적 제약을 뛰어넘어 사이버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외교의 시대를 열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둘째, 중남미 국가들에게 디지털 선도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확실하게 각인된 점이다. 이번 포럼은 중남미 국가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절실함과 한국과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잘 보여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8명의 장차관들이 직접 방한했고, 발표 및 토론에도 고위인사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한국의 디지털 기술과 지식 그리고 경험 공유를 원하고 있고 한국의 발전모델을 전수받기를 희망했다.
셋째, 대중남미 가치외교의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정부의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한국판 뉴딜계획이 표방하는 혁신, 포용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의 가치는 중남미 국가들이 추구하는 발전 전략의 가치와 일치한다. 가치와 비전 공유를 통한 쌍방향 소통은 중남미에서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혁신의 사회경제적 수용을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기술 발전의 흐름에서 뒤처지는 국가가 치르는 대가를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대전환의 시대에 중남미 국가들은 한국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중남미는 미국 인구의 2배 그리고 중국 GDP의 절반인 중요한 시장이며, 전략자원과 농업자원을 가지고 있어 미래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파트너이다. 디지털 전환이 국가와 지역의 명운을 건 사업이 되면서 이들은 이미 중국과 유럽 등과 디지털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우리도 이번 포럼을 기회로 중남미 국가들과 디지털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붙임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