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o:abstract |
1. 문제 제기
2.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 배경
3.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경제통상정책
4.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 실행 전망
5. 정책적 고려사항
<요약>
○ 조셉 바이든 전 부통령의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경제통상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양자 및 다자 차원의 보호주의와 반(反)기후변화 정책을 철회하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개할 것이 기대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사이의 차이와 국제질서를 정상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1.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 배경
○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배경으로 한다. 미국이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에서는 각각 약 20%를 차지, 비정상적으로 높은 인명 피해를 입었다. 경제적으로 2020년에 미국의 GDP는 -4.3% 성장하고, 실업률은 3.7%에서 14.7%로 급증하였다가 감소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3.3조 달러)를 증가시켰다.
○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 사회의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분열도 노정시켰다. 유색인종의 높은 코로나19 감염과 사망률,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흑인 사망은 구조적 인종주의(systemic racism)를 표면화시켰다. 반면에 세계화에서 불이익을 받은 계층과 지역은 대중주의적 트럼프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 바이든 당선인은 실용적 접근, 중도주의, 중산층과 사회이동성(social mobility) 보호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중산층 보호가 경제안보이자 국가안보도 달성한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바이든의 당선으로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전의 자유무역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로 자동적으로 회귀하지 않을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수립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등을 제도로서 존중하지만, 중산층을 희생시키면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위해 타협하지 않을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주의적) 합의 방식을 취할 것이지만, 국내 정치, 경제적 필요와 동맹 및 다자주의 리더십 사이에서 실용적인 균형을 추구할 수 있다.
2.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경제통상정책
○ 바이든 당선인은 ▲“Buy American”(미국산 제품 구입), ▲“Make It In America”(미국 제조업 복구), ▲“Supply America”(미국 공급망 구축) 등으로 구성된 6대 정책 라인과,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회복, ▲인종 평등, ▲기후변화로 구성된 정권인수(transition) 4대 우선 정책 분야를 발표하였다.
○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재정 투자를 실시하고, 필요한 재원을 증세로마련할 계획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재정 투자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발생한 실업을 회복하고 “양질의 청정녹색 일자리”500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 바이든 행정부는 통상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대내 경제에 우선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보호주의적 색채의 6대 정책 라인으로 볼 때, 바이든 행정부는 선택적으로 보호주의를 병행하는 무역관리정책(managed trade)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고 단지 추진하는 방식만 다를 수 있다.
○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요한 통상 현안은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설정하는 것인데, 전략적 경쟁 구도의 유지라는 대중국 정책에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경쟁국으로 규정하지만, 강경일변도보다는 경쟁할 분야와 협력할 분야를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바이든 행정부는 5G와 같이 기술패권을 결정할 분야에서는 중국과 경쟁하지만, 기후변화에서는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상품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를 1단계 무역합의(Phase1 Trade Deal)를 레버리지로 활용, 협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와 일자리 보호 필요, 민주당의 보호주의 성향, 민주당과 공화당 공통의 대중국 강경노선, 코로나19로 악화된 미국 내 반(反)중국 여론 등을 고려할 때, 대중국 무역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WTO에서 국가들과 연대하여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도 취할 것으로 보인다.
○ 바이든 행정부는 WTO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보다는 덜 적대적이고, WTO의 개혁을 통한 다자무역체제의 정비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합의에 기초한 WTO 체제 개혁을 주도하여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고, WTO 내 우방국인 EU, 일본과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초반에 CPTPP와 같은 FTA에 가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FTA 체결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 대신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강조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의료용품, 반도체, 통신인프라, 핵심 원자재 등에서 중국에 의존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본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은 필수 안보 물자를 미국 내에서 제조하여 공급망 붕괴와 안보 위협을 낮추고, 미국 제품 구매, 미국 제조업 복구, 일자리 창출, 중국으로부터 탈동조화(decoupling)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구별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화석연료 사용 전기 생산 중지(decarbonize), 2050년까지 경제 전반에서 탄소 배출 순제로(net-zero)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에 4년 동안 2조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탄소세(carbon tax) 도입은 확정적이지 않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린뉴딜에 대해 중도적이며, 수입품의 탄소 배출에 부과하는 탄소관세(carbon tariff)를 고려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3.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 실행 전망
○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유사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국내 정치경제와 국제 전략 환경 때문에 실행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 11월에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기대 이하의 의석을 확보하여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통상정책을 실행할 동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지만, 이전보다 10석을 잃었다. 상원에서는 2021년 1월에 치러지는 조지아주 결선선거(runoff)의 결과에 따라 다수당이 결정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과 타협해야 하며, 이는 정책의 지연과 변형, 타협에 실패하는 경우 안정성이 낮은 행정명령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이 진보적인 정책을 요구할 때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통상, 기후변화, 노동, 조세, 이민 등에서 온건성향과 진보성향으로 분열되어 있는데, 94명의 진보성향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중도적인 정책과 보조를 맞추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 2022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에 대한 고려로 바이든 행정부는 공약한 정책을 실행하지 못할 수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다수당 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전에 실행할 정책을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다. 미국 사회의 분열 또한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으나 7,400만 표 이상을 획득하여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으므로, 대통령 퇴진 후에도 트럼프주의(Trumpism)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유권자를 분열시키지 않고 의회에서 통과 가능한 정책에 집중할 수 있다.
○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미국의 국가 능력과 글로벌 리더십이 감소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할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대중국 공동 대응 등은 다른 국가들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협력할 인센티브를 제공할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
○ 반면에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을 달성한 중국은 대미관계에 활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확보하여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중국은 2020년에 1.9% 경제성장을 기록, 미국과의 경제력 격차를 좁히고 세계 경제에서 영향력을 증가시켰다. 중국은 미-중 양자 이슈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분야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희망하는 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미국의 대중 봉쇄외교와 관세 철회를 협상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게 미국이 제공하지 못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대중국 압박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다.
4. 정책적 고려사항
○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은 대중 경쟁구도가 지속되고 그것이 주변국들에게는 미-중 간 선택의 압박이 될 것을 시사한다. 미국과 대중국 공동 대응이 한국이 이미 커미트(commit)한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면 참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공동 대응 사안별로 한국의 특수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면 그를 조율할 준비가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고려하여 한국의 기후변화 정책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RCEP 서명이 CPTPP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국도 CPTPP 가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붙임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