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o:abstract |
1. 문제제기
2. AU 평화활동 개관
3. AU 평화활동의 대표적 사례
4. AU 평화활동의 함의
5. 정책적 고려사항
<요약>
본 연구는 AU의 평화활동을 개관한 뒤 소말리아, 수단, 부룬디, 코모로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AU 주도 평화활동의 함의를 파악하고 AU 평화활동 증진이 한국 외교에 주는 함의를 모색하고자 한다.
AU의 전신 아프리카단결기구(OAU: Organization of African Unity)는 내정불가침 원칙을 내세워 회원국 분쟁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였다. OAU가 역내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이 기구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증가하였다. 동시에 1990년대 후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dafi), 남아공의 타보 음베키(Thabo Mbeki)와 같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OAU 창설 이후 위축되었던 범아프리카주의를 고취하였다.
AU는 범아프리카주의를 내세워 ‘아프리카의 문제는 아프리카의 손으로 해결한다’는 모토를 실천하려고 하였다. 따라서 과거 OAU의 주권존중 및 내정불간섭 원칙 고수에서 벗어나 회원국의 분쟁, 인권유린, 불법적 정권교체에 대한 개입을 시도하였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 분쟁국에는 평화임무단을 조직하여 파병하였다. AU는 현재까지 9개의 평화유지활동을 주도하였다. 현재 소말리아 및 수단 다르푸르(Darfur) 지역에서 평화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AU는 부룬디, 코모로,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에 군대를 파병하여 평화활동을 수행하였다.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활동으로 정세가 불안한 사헬 지역에 3,000~4,000명 규모의 병력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AU는 회원국 분쟁에의 효과적인 개입 및 역내 평화 안보체계 구축을 위해 아프리카평화안보체계(APSA: African Peace and Security Architecture)를 발족시켰다. 평화안보이사회(PSC: Peace & Security Council)는 APSA의 핵심조직으로 평화유지활동을 조직, 운영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평화기금(African Peace Fund), 사무국(African Union Commission) 등은 PSC를 지원하는 역할을 지닌다. AU의 평화활동은 유엔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유엔은 아프리카 분쟁 대응에 있어서 AU를 주요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는바, 교육 훈련, 장비 지원, 정보 공유 등을 통해 AU의 분쟁 해결 역량 향상을 지원한다. 이는 유엔이 아프리카 지역 분쟁 개입을 축소하면서 AU가 분쟁 해결 및 평화구축 임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함을 시사한다.
AU 소말리아 임무단(AMISOM)은 소말리아 과도연방정부(TFG: Transitional Federal Government)와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구하는 이슬람법정연합(ICU: Islamic Court Union) 간 내전 와중에 파병되었다. 동 임무단은 약 21,000명의 우간다, 부룬디, 에티오피아, 케냐, 지부티 출신 병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TFG 보호, 알샤바브 등 무장 세력의 위협 완화, 인도주의적 구호 지원, 소말리아군, 경찰 훈련 제공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유엔, EU, 미국으로부터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받고 있다. AMISOM은 소말리아 정부군과 합동 군사작전을 통해 알샤바브를 모가디슈와 중서부 및 남부 일부 지역에서 축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와 더불어 소말리아 안보 기관의 역량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다. 하지만 알샤바브는 여전히 소말리아 정부를 위협하고 있으며, 모가디슈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테러 활동을 자행하고 있다.
2008년 AU는 유엔과 합동으로 다르푸르 지역에서 평화유지활동을 수행하는 UNAMID(UN and AU Hybrid Mission in Darfur)를 창설하였다. 유엔의 파병 계획에 대한 수단 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합동임무단 구성을 촉진하였다. UNAMID는 초창기 약 23,0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되었으며, 지휘부 및 병력 대부분은 아프리카 국가 출신이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규모가 줄어 현재 약 7,00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민간인 보호, 구호 활동 지원, 무장공격 예방, 분쟁 해결 과정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UNAMID의 활동으로 작전 지역의 민간인 보호, 인도주의적 구호 증진이 일부 이루어졌으나 무장 세력의 민간인 공격 및 구호 활동 방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AMIB(African Union Mission in Burundi)는 AU가 조직한 최초의 평화활동이다. 약 3,000여 명의 병력으로 구성되었으며 과도 정부와 주요 반군 CNDD-FDD 사이의 휴전을 감시하고 아루샤 조약 실행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AMIB는 반군 세력의 공격을 물리치고 이들의 활동을 억제하고 상당수 지역에서 치안을 확립하는 데 성공하였다. AMIB 주둔 하에 안보 상황이 개선되면서 난민들뿐만 아니라 해외에 망명 중인 반정부 인사들 다수가 귀국할 수 있었다.
2006년 AU는 지역 간 갈등으로 정세가 불안한 코모로에 AMISEC(AU Mission for Support to the Elections in the Comoros) 파견, 대통령 선거 장소에서 안전한 선거 실시를 지원한 뒤 철수하였다. 다음 해 AU는 약 3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MAES(AU Electoral and Security Assistance Mission in Comoros)를 파견하였다. 이 임무단은 각 섬 지역 대통령 선거 감시를 수행함과 동시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하야를 거부하는 앙주앙섬 대통령 모하메드 바카르(Mohammed Bacar) 축출을 위한 군사작전(Operation Democracy in the Comoros)을 전개하였다. AMISEC 및 MAES는 코모로 선거의 원활한 진행 및 앙주앙 분리주의 세력 격퇴에 일조하였다.
소말리아, 수단 다르푸르, 부룬디, 코모로 사례는 네 가지 함의를 던진다. 첫째, AU는 유엔이 직접 개입을 기피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분쟁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였다. 1990년대 소말리아 파병 실패 트라우마로 인해 유엔은 소말리아 재개입을 거부하였다. 수단 다르푸르, 부룬디 폭력 사태는 심각한 인권유린을 야기하여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지만, 유엔은 이들 국가의 정세가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개입을 미루었다. 코모로 선거 및 앙주앙섬 문제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AU의 평화활동 활성화는 역내 안보위협 제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아프리카의 분쟁 해결 의지와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더 나아가 범아프리카주의를 고착화하여 정치적 통합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소말리아, 수단, 부룬디, 코모로에서의 AU 평화활동은 엇갈린 성과를 보여주었다. 코모로, 부룬디에 파견된 평화유지군은 주요 임무를 완수하였다. AMISOM은 일부 도시 및 지역에 대한 소말리아 정부의 통제력 회복에 이바지했으나, 알샤바브의 무장활동을 억제하지 못하였다. UNAMID의 활동으로 일부 지역 치안이 개선된 점은 있지만, 무장세력의 민간인 공격 및 구호 활동 방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중립성 위배 여부, 개입 시기, 임무 범위, 분쟁 당사자의 군사적 역량이 이러한 엇갈린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셋째, AU 평화활동은 예산, 무기, 군수물자, 훈련 등에 있어서 유엔, EU, 미국 등 외부의 지원에 크게 의존한다. 외부 지원은 AU의 평화유지활동 착수 및 전개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분쟁 해결에 있어서 외부의존 탈피를 추구하는 AU가 오히려 외부지원에 상당히 의존하는 모순을 보여준다. 외부지원에의 과도한 의존은 평화활동에 있어서 아프리카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넷째, 소말리아, 수단 다르푸르, 부룬디, 코모로 사례는 AU 평화활동이 남아공,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역내 영향력이 높은 소수의 회원국에 의해 실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AU 회원국 상당수가 경제적, 군사 안보적 역량이 취약한 것에 기인한다. 역내 강국에의 의존은 AU 평화활동의 약소국 집중, 강대국의 이익 추구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지역 강국이 평화활동 참여를 축소할 경우, AU 평화활동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대아프리카 외교는 무역, 투자, 개발협력과 같은 경제영역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제 분야 치중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역내 분쟁 해결 및 평화구축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는 AU의 평화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평화기금 기여 증액뿐만 아니라 개별 평화활동에 대한 비전투 군사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평화유지활동 참여 경험을 AU와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둘째, 평화활동 이외의 분야에서 AU와의 전반적인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AU 고위급 인사들과의 교류 증진, 주AU 한국 대표부 설치를 모색해야 한다. 셋째, AU가 평화활동을 확대하면서 외부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별 회원국의 경제성장이 필수적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개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아프리카 안보문제에 대한 이해가 제고되어야 한다. 정부는 학계, 기업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집단과 협력하에 아프리카 안보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더 나아가 아프리카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인적 교류 증진을 추진해야 한다.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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