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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며
2. 2020 양회의 주요 결정
3. 양회 전후 중국의 특이 정치 과정과 그 함의
4. 우리의 대응방안
<요약>
매년 3월 초에 개최되었던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되지 못하다가 2020년 5월 21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는데 올해는 기왕의 양회에 비해 많은 특이점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1/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6.8%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업무보고에서 리커창 총리는 경제성장율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그리고 홍콩에게 그 동안 제공해주었던 자치를 흔들 수 있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하였다. 관례적으로 양회를 통해 중공 지도부는 해당년도의 성과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함으로써 권위주의 체제 아래 나름 책임(accountability) 정치를 구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양회는 관례에 따라 개최되고 진행되는 것이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특이한 사항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해야 하겠다. 정치적으로 이번 양회를 통해 시진핑의 권위를 재확인하게 되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공산당 지도부의 초반 부실한 대응의 책임론을 불식하고 그의 지도력 회복을 과시하는 자리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시진핑의 리더쉽으로 전례 없던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중국의 공식 나레이티브가 제시되었다. 따라서 중국의 매우 특이한 2020년 양회는 이러한 중국정치의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회가 끝나고 예민한 취업문제와 관련해 소위 노점경제를 두고 리커창 총리는 큰 기대를 보인 반면 이에 대해 반대하는 중국 지도부 내의 이견이 노출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의 정치과정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그 이면에는 리커창 총리가 중국인의 연평균소득이 3만 위안에 이르렀지만 6억에 이르는 인구가 매달 소득이 1천 위안에 지나지 않는다고 언급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그동안 빈곤문제 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주장해온 중국의 불편한 진실이 노출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노점경제 논란의 본질은 중국 지도부의 권력투쟁이 촉발된 것이기보다는 그동안 중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의 어두운 측면과 함께 과연 중국이 기존의 발전 방식을 기반으로 성장을 지속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중국 지도부 내의 이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권위를 강화시키려는 정치적 노력은 그 과정에서 소위 ‘전랑(戰狼)외교’가 붉어져 나오면서 이와 관련된 국제적 논란이 따라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가면서 중국은 우월한 중국제도에 따른 방역과 관련 중국의 경험을 세계 각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대외 원조, 즉 ‘마스크 외교’를 추진하였지만 세르비아 경우와 같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많은 지역에서 잡음을 낳게 되었는데 이는 중국의 의료지원을 받기 위해선 중국에 대한 칭송을 해야 하는 거래 외교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공 지도부가 성공 나레이티브를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실패 사례로 중국의 성과와 대비되면서 이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었다. 결국 코로나19와 관련해 시진핑 권위강화를 위한 중국의 성공 나레이티브에 대한 예기치 않은 거부감 확대에 대하여 중국의 외교는 공세적이고 민족주의적 톤이 더욱 강화되면서 소위 전투적인 ‘전랑외교’가 등장하였고 그리고 이러한 전랑외교는 더욱 강한 국제사회의 반발을 가져오는 악순환을 불러오게 되었다.
홍콩 보안법 결정은 무엇보다 중국 지도부가 일국양제 체제를 부정한 것으로 그 정치경제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서구사회는 홍콩문제를 전적으로 중국내정문제라고 보지 않는데, 왜냐하면 1997년 홍콩 반환을 준비하면서 반환 이후 50년 동안 일국양제와 홍콩자치를 약속한 1984년 중영공동성명은 국제조약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홍콩보안법과 관련해 가장 예민한 문제는 일국양제 아래 자치가 주어진 조건 아래 홍콩이 이룩한 세계 금융 중심지로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란 사실이다. 중국 금융의 저발전 상황 아래 홍콩 반환 이후 중국은 외국인투자, 중국 기업의 홍콩 상장 및 자금조달, 그리고 위안화 국제화 등의 측면에서 홍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따라서 일국양제의 철회로 홍콩의 자치권이 흔들리면 그에 기반을 두고 번창한 홍콩의 금융 중심지로서의 역할이 타격을 받아 중국이 활용할 수 있었던 금융센터로서의 홍콩을 잃게 되어 중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결국 홍콩보안법은 중국이 이러한 위험에 충분한 대비를 마쳤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 아니라 그러한 위험을 감내해서라도 홍콩에 대한 통치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적 인유 때문으로 보인다. 즉 중국은 홍콩에 대한 양보는 정치적으로 대만 위구르 자치구 등 여타 예민한 지역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경우 체제 자체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중국 정치체제가 더 이상 일국양제를 포용할 임계점을 넘은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련의 중국 정치과정은 최근 경성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대내외적 여러 도전에 유연함보다는 경직된 대응을 하게 되면서 체제가 받는 스트레스 수준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경성권위주의 정치체제는 권력의 핵심이 되는 시진핑 권위를 계속해서 재확립하는 과정이 수반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대내외적 도전이 야기되어 더 큰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것이다. 즉 중국의 전랑외교는 경성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성과를 적극 홍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대외적으로는 상당한 거부감을 야기하는 문제점이 부각된다.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홍콩보안법을 중국이 제정하기로 한 이유는 경성권위주의 체제의 경직성 아래 일국양제로 인한 불안 가능성을 중국이 수용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전랑외교와 홍콩보안법은 중국이 경성권위주의 체제를 유지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정치적 선택으로 이는 다시 대외적 반발을 가져오게 되면서 중국의 벗어나기 힘든 시스템 스트레스를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강성권위주의 체제를 강화하는 정치과정에서 시스템 스트레스와 함께 중국의 외교적 입지가 더욱 축소되고 더 나가 중국 외교가 가치와 체제의 경쟁문제에 매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치와 체제의 문제로 갈등이 지속된다면 향후 미중 갈등은 정치적으로 타협을 보기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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