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의미와 전망 ( http://opendata.mofa.go.kr/mofapub/resource/Publication/11286 ) at Linked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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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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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의미와 전망
    교수 조용균
    외교안보연구원
    요 약
    최근 동아시아 금융협력에는 두 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다. 첫째 는,실질적인 진전과는 별도로 동아시아 금융협력에 대한 논의가 매우 포괄적인 내용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고,둘째는,그것이 지역에 있어서의 금융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ASEAN에 의해 주도되어 왔 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역내 국가들 사이에 강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 치앙마이 개최 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루어 진 역내 양자간 통화스왑협정 출범 합의(치앙마이 이니셔티브: CMI)는 비록 초보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지역금융협력의 큰 획을 긋는 사건이었 다. 그러나 CMI는 그 성격상 자금 지원 면에 있어서 IMF 지원의 부속 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이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 욱이 위기 대처를 위한 대규모 자금의 새로운 창설에 따른 도덕적 해이 초래 가능성,CMI로부터 공급되는 금융자원의 국제금융 재원으로서의 추가적 역할 여부,지역 금융협력 심화에 따른 다자기구의 관심과 지지 감소 가능성과 같은 우려도 CMI의 역할과 관련한 도전요인이 되고 있 다. 한편,운영체제에 있어서도 CMI는 매우 불완전하다. 즉,CMI에 입각 한 자금지원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피지원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며,필요할 경우 역내 국가간 공동 대응 및 정책협조 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 또한 역내 유동성 지원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적으로 각국의 금융체제 강화를 위한 개별 국가의 정책 수행은 물론 역 내 공동의 정책 공조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CMI 창설의 계기가 되었던 1999년 11월 마닐라 개최 ASEAN+3 정상회담이 역내 긴급 유동성 지원장치의 수립 이외에 금융, 재정,통화정책 분야의 협의와 조정,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거시적 위기관리,기업지배구조의 개선,역내 자본흐름의 모니터링,은행 및 금융 시스템의 강화,국제금융체제 개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협 력의 틀을 제시한 것은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방향이 유동성 지원장치의 확충과 함께 장기적으로 지역 금융체제를 공고화,안정화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감독체제의 구축과 긴밀한 정책협조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아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는 국제정치적 시각에 서 특히 IMF와 미국의 입장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MF의 경우,지역금융협력이 그 지역의 금융질서 안정에 기여하고 IMF 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IMF 체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시적으 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세계통화체제에 대한 IMF의 중 심성에 입각,CMI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미래에 대해서 는 유보적이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동아시아 금융협력과 관련한 이해관계가 보다 복잡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미국은 오랫동안 동아시아만의 협력 틀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 해 왔었으나 최근 들어 그러한 입장이 과거와 비교할 때 다소 다르게 나 타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선 자금 지원을 위 해 MFG(Manila Frame Group)를 출범시키는 한편 1998년의 신미야자와 구상을 수용하였다. 또한 20()1년 5월 ASEAN+3의 첫 양자간 스왑협정 체결 발표 이후 오닐 당시 재무장관은 CMI에 반대할 이유가 없음을 천 명하는 등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 보였다. 물론 이러한 반응 이 동아시아의 독자적 금융협력체제를 완전히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받아 들이기에는 무리이지만,최소한 투명성과 효율성을 전제로 한 지역 금융 협력의 진전이 이루어져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 이 를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는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 및 금융협력 수준으로 판단할 때 아직은 역내 차원의 통화통합을 논의하기에는 경제적 여건이 충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실물 부문의 통합은 금융 및 통화통합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진행되지 않을 수 없고,이로 인해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장기 비 전의 수립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통화통합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 빨리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금융협력체제의 완성 단계로서 통화 통합은 각국 화폐간 교환 필요성 을 제거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줄이고 가격의 투명성을 증대시켜 소비자의 이익을 실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통화통합은 회원국간 교역 확대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국제경쟁력의 강화에 기여함으로써 전반적으로 개 별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시아는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통합 여 건은 상당히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치적 여건에 있어서는 아직도 유럽의 통화통합에서 보여주었던 독일과 프랑스 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통합의 중심 국가가 부재한 상황이나,금융위 기 이후 이 지역에 나타나고 있는 금융협력 노력과 몇몇 이니셔티브는 미약하나마 동아시아에서도 이러한 정치적 과정이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 하고 있다.
    물론 현재로서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동아시아 통화통합의 시기와 방향을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통화통합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실제로 통화통합에 대한 필요성조차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화주권을 포기해야 하는 단일통화의 채택은 가까운 장래에는 상정하기 어렵다. 더욱이 역내 국가간 경제발전의 수렴 을 단시일 내에 도모하기 어렵고,통화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 하기까지 역내 국가간 신뢰를 높이는 점진적 과정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동아시아 통화통합은 매우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점 진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아시아 금융•통화협력의 진전을 위하여 한국은 다음 사항들을 고려 해야 할 것이다. 첫째,경제적 실익 분석을 통한 장기적 금융협력의 방향 설정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통화통합 논의가 조만간 시작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환율 공조체제의 구축을 목적으로 역내 금융시스템의 강화, 자본자유화 및 역내 금융안정화 등으로 금융협력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따라서 이에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은 ASEAN+3 국가들 중에서 금융 시스템과 자본자유화 등의 분야에서 앞 서가는 국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금융협력의 청사진을 수립해 야 할 것이다. 둘째,지역 금융협력에서의 한국의 역할 정립이다. 공동체 의식이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중국,일본간의 패권경쟁과 그 역사적 배경은 어느 일국의 리더십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일본 양국간 조정 역할과 더불어 이 지역 금융협 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국가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국내 금융시스템의 강화 필요성이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개혁을 포함하는 집중적인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해 왔고 그 결과 국내 금융부문 에서도 적지 않은 발전을 이룩해 왔으나,해외투자자본,특히 금융자본의 유출입이 급속히 가속화되면서 개방과 자유화에 따르는 문제점도 나타나 고 있다. 이런 현상은 향후 지역 금융협력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도 직 면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역내 각국의 국내 금융시스템의 정비 없이는 환율공조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설사 이루어진다고 해도 국내 금융의 불안정을 초래하여 역내 금융안정화를 도모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 로,동아시아 통화통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동아시아 통화통합은 가까운 장래에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현재 학계 일부에서 산 발적 논의가 있는 만큼 우리의 입장 정립을 위한 국내적 논의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 금융협력은 이제 막 줄발점에 선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아시아 국가들은 한편으로는 이미 합의된 유동성 지원장치가 보다 효 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완함으로써 이 지역의 금융협력을 심화하 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향후 그 필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 되는 역내 환율 안정장치의 수립 등 본격적인 금융 및 통화협력으로 발 전시켜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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