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러관계와 한국의 정책 방향 ( http://opendata.mofa.go.kr/mofapub/resource/Publication/11000 ) at Linked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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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ㆍ러관계와 한국의 정책 방향
    김덕주
    1996.07.24
    韓ㆍ蘇수교이래 양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여 왔으며 짧은 기간동안 양국간의 교역 및 인적교류는 많은 발전을 하였음. 그러나 체제변환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측의 상황과 내재적 한계성으로 인하여 무역ㆍ통상분야를 제외한 對러시아 투자 및 기타분야의 경제협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과학기술협력분야도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으나 실제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음. 
    그런데 최근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 해결과정 및 4자회담 제안과정에서 자국의 이해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인식 하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국을 견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또한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 사회전반에 자연히 생성된 '민족주의적' 내지는 '보수주의적'인 경향은 대회정책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바, 향후 러시아는 對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균형적인 정책을 취하려 할 것으로 보임. 
    한편 서방의 채권단(파리클럽)이 '96~'99년간 상환도래 예정인 러시아의 채무를 25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함으로써 韓ㆍ러 양국관계의 주요 현안중 하나인 경협차관 상환문제도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음. 
    이에 러시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하여 옐친의 재집권을 계기로 韓ㆍ러관계를 재조명하는 것이 필요하겠으며, 향후 한국의 對러시아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고려되어져야 할 것임. 
    첫째, 러시아가 군사강대국이며, 통일이후 국경을 접하게 되는 정치ㆍ외교ㆍ안보적으로 중요한 국가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재인식시켜야 할 것임. 최근 러시아가 갖고 있는 불만의 기본 원인중 하나는 자국이 한국으로부터 경시되고 있다는 감정적인 문제이므로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한국측의 적극적이고도 가시적인 노력이 요구됨. 
    둘째, 최근 러시아는 대외관계에서도 '민족주의적' 내지는 '보수주의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바, 어느 정도까지는 이를 고려한 유화적인 접근태도가 요구됨. 이러한 맥락에서 4자회담이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그 자체가 아니고 과정이라는 점과 한국이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관계를 무시하려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러시아측에 충분히 이해시켜야 할 것임. 
    셋째,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할 경우 러ㆍ北간의 관계발전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며, 러ㆍ北간의 빈번한 교류가 오히려 북한내 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채널로 활용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관찰하는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임. 다만, 러ㆍ北의 군사적 밀착에 한해서는 적절한 대응책을 능동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임. 
    넷째, 자유시장 경제체제하에서 한국기업들의 對러진출은 민간차원의 사안임을 러시아측에 인식시키고 러시아 정부가 오히려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하겠으며, 수출보험제도와 같은 정부차원에서의 경제협력 지원책도 모색하여야 할 것임. 
    다섯째, 경협차관 상환문제는 단순히 상업적인 측면에서가 아닌 對러 외교정책 및 목표를 감안하여 총체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임. 이에 한국은 상환협상이 단기간내에 합의될 것이 아니므로 러시아측으로부터 상환원칙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받는 전제 하에서 국민여론 등의 요인을 고려한 양국 공히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하여야 할 것임. 
    마지막으로 인맥이 중시되는 러시아의 사회ㆍ문화적인 특수성을 고려하여 소위 '신러시아인(신흥 자본가계층)'들을 기반으로 知韓ㆍ親韓 인맥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현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러시아 학생이나 대학ㆍ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활성화하여야 할 것임. 이외에도 유능한 과학인의 유치 추진과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에 대한 진출 지원, 그리고 국제기구에서의 韓ㆍ러 공조 모색 등은 향후 韓ㆍ러관계를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데 고려되어야 할 사안들로 판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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