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연구소 발간자료

동북아 신안보질서 형성과 러시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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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신안보질서 형성과 러시아의 역할
박홍규
1998.09.02
냉전 이후 유럽의 경우와 달리 동북아시아는 상호 협조보다는 상호 대립과 불신의 잠정 체제, 즉 불확실성의 체제가 지속되고 있음. 또한 최근 동아시아 경제의 하락세와 핵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와 관련한 일련의 군사적 불안정성은 이 지역의 신질서 구축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절감케 함. 
최근 들어 美ᆞ中ᆞ日간의 신삼각 관계가 논의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지역 질서의 형성 과정에서 제외되는 듯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 동북아의 경우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위요한 군사 안보 무질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통제 능력 활용을 비롯한 적극적 기여가 요구된다 할 것임. 소련의 붕괴이후 비록 그 규모가 축소되고 유럽과도 지정학적으로 멀어지게 되었지만, 러시아는 변함없이 강대국임을 자처하고 舊소련의 법적인 계승자로서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려 함. 
러시아는 균형 있는 對유럽과 對아시아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데,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역동성과 극동 지역의 태평양으로의 진출, 원료 공급지인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발전, 안보적 이해 등의 이유로 동아시아 지역 관계 증진과 이 지역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음. 
최근 동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의 부상과 함께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소외됨에 따라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자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함. 러ᆞ日 정상회담(1997. 11. 2)과 러ᆞ中 정상회담(11. 10) 등 러시아의 전향적이고 균형적인 양자 관계 재정립 움직임은 지역 안보 정세의 안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나아가 신뢰 구축과 군비 감축 등 다자 대화를 증대시키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봄.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주도로 美ᆞ中ᆞ日 및 美ᆞ러ᆞ日간 안보 대화가 모색되고 있으나 美ᆞ러ᆞ中 및 日ᆞ러ᆞ中 안보 대화는 추진되지 않아 불균형이며, 더욱이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이 제외되고 있어 한국의 성공적 북방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입지를 왜소하게 할 우려가 있음. 
따라서 한국은 자주적 태도로서 기존의 '한반도와 4강' 체제를 유지 활용하여 통일과 그 이후의 동아시아 질서 형성에 대비하여야 할 것임. 그리고 미국의 '참여와 확대 정책'을 러시아에 적용한다는 차원에서 韓ᆞ美 협력의 연장선상에서 러시아와 다각적인 교류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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