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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추진 전망과 영향
조용균
1998.06.03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에 합의하고 이를 위한 협상을 2005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마이애미 정상회의 이후 개최된 수차의 각료회의에서는 9개 협상그룹의 형성, 무역협상위원회(TNC)의 창설, 사무국 소재지와 협상 의장국 및 부의장국의 선정 등 본격협상을 위한 상당한 제도적 진전을 이룩하였음. 이를 토대로 지난 4월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제2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FTAA 협상은 초기의 논의단계에서 구체적 행동의 단계로 이행하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였음.
FTAA가 창설될 경우 이는 97년 기준 인구 7억 6천만, GDP 규모 8조 7천억 달러의 세계 최대 지역무역협정으로서 오늘날의 세계경제 3극체제하에서 미국의 중남미에 대한 경쟁적 우위를 공고히 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지역의 지역협력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임. 또한 중남미국가로서도 최대의 수출시장인 미국시장에 대한 안정적 접근을 확보하고 정치 및 경제개혁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해외투자가들의 신뢰를 제고하여 투자유치의 확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임. 이 과정에서 미국의 對중남미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컴퓨터, 통신장비 등의 분야에서 단기적 무역전환효과가 발생할 것이며 중 장기적으로 투자자금 유입증대와 생산성 제고에 따른 역내 경쟁력 향상이 예상됨. 한편 FTAA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아시아와 유럽 각국이 역외국으로서의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EU, ASEM 등 기존의 지역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며 특히 동아시아는 미주경제로의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APEC 자유화의 2010/2020 목표시한을 앞당기는 논의를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음.
향후 서반구 경제통합의 형태는 NAFTA와 같은 특정 지역협력체의 확대나 34개 개별국가간의 협상보다는 절충적 형태로서, 향후 예상되는 주요 지역협력체를 중심으로 하는 확대와 심화과정을 거쳐 이들간의 통합협상으로 최종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클 것임. FTAA 협정의 내용은 비록 그 자유화의 수준은 NAFTA에 비해 낮을 것이지만 NAFTA 협정이 그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임. FTAA 협상이 시작되면 다양한 난관이 있을 것이나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으로는 대부분 중남미국가들의 자유화 수준 미흡과 미국 행정부의 신속협상절차의 미확보 그리고 협상의제 및 속도를 둘러싼 미국과 브라질간의 견해차 해소문제 등이 있으며, 그 밖에도 FTAA가 지역협정이 없는 국가들간의 새로운 협정체결이 아니라 기존의 다양한 협정간의 상이한 내용을 조화시키는 문제이므로 이를 둘러싼 마찰과 대립이 더욱 첨예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임.
한국의 총수출 중 對미주지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4.5%로서 對日 수출과 對EU 수출의 합을 능가하고 있으므로 FTAA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임. 우선 한국의 對중남미 수출의 3대 주요품목인 자동차, 전기ᆞ전자, 섬유류 중 섬유를 제외하고는 현재 미국의 對중남미 10대 수출상품과 경합관계에 있으므로 이들 산업에서의 무역전환이 불가피할 것임. 또한 중ᆞ장기적 관점에서는 통합으로 중남미 각국의 경제적 효율이 증대되어 경쟁력이 향상되고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촉진되는 경우 한국 수출과의 경합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임. 더욱이 중남미지역에 대한 외국인투자 유입이 급증하는 경우 이는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 외국인투자 유입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한국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큼.
한국은 FTAA 협상의 진전에 따라 GATT/WTO 규정과의 합치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면서 APEC 자유화가 가속화를 주도함으로써 미주경제 진출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함. 또한 최근 국내경제의 개방화, 규제완화의 가속화에 따라 지금까지 농산물과 서비스분야의 취약성으로 인해 검토를 미루어왔던 韓ᆞ美자유무역협정을 적극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임. 다만 협정체결에 따른 경제ᆞ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경제적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WTO 내의 새로운 라운드의 추이와 이에 따른 제반 자유화, 개방화 추진상황, 사회개혁의 진전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협정체결의 시기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 그 밖에도 한국은 중남미지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차원의 종합적인 통상정보 수집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임. 특히 실질적인 협상의 윤곽이 결정될 금세기 말까지의 사무국 소재지가 마이애미인 점을 고려하여 협상의 추이를 긴밀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마이애미 소재 공관의 기능확대문제를 적극검토하여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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