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연구소 발간자료

인도네시아 외환위기와 정국변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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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외환위기와 정국변화 전망
배긍찬
1998.04.22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는 크게 세 차례에 나뉘어 진행되어 왔음. 최초의 위기는 1997. 7.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촉발되었고 두 번째 위기는 1998. 1. 수하르토 대통령이 팽창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증폭되었으며, 세 번째 위기는 국내적으로 점증하는 정치ᆞ사회적 불안과 함께 통화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심화되었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촉발된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는 근원적으로 인도네시아 경제의 실물부문이 취약했고 금융부문의 부실이 심화된 상태에서 정부의 정책대응 실패와 경제개혁 의지의 결여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음.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는 국내적으로 물가폭등, 대량실업, 물가고에 항의하는 소요 및 폭동, 화교에 대한 탄압 및 화교자본의 해외이탈, 학생과 재야세력의 정권퇴진 요구 시위발생 등 심각한 정치ᆞ사회적 불안정을 노정시켜 왔으며, 이와 동시에 산불에 의한 연무피해와 가뭄으로 인한 흉작 등으로 수하르토 정부는 1965년 대규모 유혈사태로, 집권한 이래 최대의 총체적 국가위기 상황을 맞고 있음. 그리고 인도네시아 내부의 상황변화 여부는 인도네시아의 정치ᆞ경제적 장래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지역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바, 인도네시아의 상황악화는 제 2의 아시아 금융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화교문제, 난민문제, 민족주의와 고립주의 대두 등으로 인접국가들과 정치적 갈등 및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임. 
1998. 3. 인도네시아 국민협회의는 수하르토를 대통령으로 하비비를 부통령으로 각각 선출하였는 바, 특히 수하르토가 하비비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은 향후 권력승계가 군부인사가 아닌 자신의 친족 중 하나로 결정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음을 의미는 것임. 이와 함께 단행된 제 7기 내각의 진용은 족벌주의와 정실인사로 대변될 수 있는 바, 정부통령 선거와 개각의 내용은 인도네시아의 개혁을 기대하는 국제사회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것임. 
한편 수하르토 정부는 1998. 3. 중순부터 IMF와 제 3차 협상을 벌인 결과, 1998. 4. 8. 모든 독점사업의 궁극적 폐지, 1998년도 경제성장률을 0%에서 마이너스 4%로 하향조정, 부실 금융기관에 관한 개혁 계속 추진, 1998년 말까지 12개 국영기업의 민영화, 뉴욕에서 채권은행단과 채무상환에 관한 협상개시 등에 관한 합의에 도달했음. 그러나 IMF와 미국 등 국제사회는 향후 수하르토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독점적 경제구조 해체를 골간으로 하는 IMF 개혁 프로그램을 진정으로 추진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해 깊은 회의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음. 
이상과 같은 상황에서 향후 인도네시아 정국변화 시나리오와 관련하여 재야정치 세력의 집권, 수하르토 체제유지, 군부집권 등 3가지의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임. 그러나 현재 사분오열되어 있는 인도네시아 재야정치세력들을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도 부재할 뿐만 아니라, 군부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재야정치세력의 집권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임. 현재로서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수하르토 체제유지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는 하나, 이는 수하르토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IMF 개혁 프로그램을 나름대로 성실히 수행해 나감으로써 경제를 회복, 안정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기 때문에 그 전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것임. 오히려 중기적으로는 수하르토 건강악화시 군부가 집권할 가능성이 보다 더 클 것으로 보임. 
한편 한국은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 인도네시아의 정치변화를 예의 주시해 나가야 하며, 인도네시아 사태가 한국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들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임. 동시에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IMF 체제를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나, 인도네시아 사태악화가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대외인식 제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임.

IFANS Forecast

주요국제문제분석

수하르토

바하루딘 유숩·하비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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