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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NGO 관계의 현황과 전망
이근
1999.06
UN-NGO 관계의 현황과 전망
NGO는 일반적으로 "정부간 협정에 의하여 성립된 것이 아닌 국제단체"라고 정의되고 있음. NGO는 냉전 종식 후 범세계적인, 특히 비전통적인 안보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면서, 또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국제관계에 시민사회가참여할 수 있는 통로로서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임. 또한 현대 전쟁의 대부분이 국가내(intrastate) 전쟁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야기하는 인권유린, 식량난, 환경파괴, 사회구조의 붕괴와 같은 복합비상사태(complex emergency)를 정부가 해결할 능력을 잃거나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어 구호와 사회재건, 인권보호 등을 담당하는 NGO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음. NGO는 현지에서의 네트워크가 잘 발달되어 있고국가의 간섭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작은 규모에관료화가 비교적 약하여 매우 신축적이고 신속한 활동을 할 수 있음. 주권불가침의 문제나 국가간의 합의에 필요한 시간적 지연, 그리고 현지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UN의입장에서는 NGO가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음.
NGO와 UN과의 제도적 관계는 UN헌장 71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UN의 경제사회이사회가 NGO에게 협의지위(consultative status)를 부여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 UN에서 NGO는 포괄적협의지위, 특정분야협의지위, 그리고 특정문제자문지위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뉘어 분류되어 있고 협의지위를 부여받은 NGO들은 경제사회이사회의 예비안건에 자신의 안을 포함시킬수 있으며 UN회의에의 참여 등의 권리를 갖게 됨.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인 규정을 넘어서서 실제로 NGO는 UN총회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고 안보리와의 관계에서도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하여 활발한 외교를 벌이고 있음. 또한 주요 NGO 대표들이 정부나 UN기구의 공식적인 자리에 임명되는 관례가 생기면서 이들간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음. 사무국과 NGO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사무국의 내부 의사결정과정에 NGO의 참여가 늘고 있음. UN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단기적인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현지에서의 활동능력이 뛰어난 NGO와의 협력관계를 점차 중요시하고 있음.
UN과 NGO는 이러한 협력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과제를 안고 있음. 우선 NGO의 수가 너무 많고, 풀뿌리 조직의 약체, 그리고 입장의다양함 등이 UN의 NGO 조정에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NGO도 조정으로 인하여 생기는 기회비용의 상실과 신인도의 저하를 우려하고 있음. 또한 UN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NGO를 하청기구와 같이 다루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양자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음. 하지만 비전통적인 안보문제가 21세기의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바, 양자간의 협력관계는 앞으로 가속화될 전망임. 특히 재정난에 있는 UN이 NGO와의 건설적인 관계를 정립하려 노력할 것임. 한편, 앞으로의 UN외교는 질적 변화를 수반하여 시민사회의 참여가 점차 증대되는 과정에서 특정 이슈별로국가 및 NGO간의 연합이 보다 복잡해지는 경향을 띠게될 것임.
한국은 북한의 내부 인권문제나 인도주의적인 구호의 문제에서 UN과 NGO의 관계를 활용할 수 있으며 UN-NGO의 네트워크가 북한의 급변사태시조기경보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임. 또한 앞으로의 범세계적인 이슈의 대처에 있어서 정부는 효과적인 대응체계 구축을 위하여 NGO와의 협력 및 보완관계를 모색하고, 영향력 있는 NGO를 주요 외교 대상으로 포함시켜 우리의 외교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임. 한국은 또한 21세기의 외교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비전통적 안보의제를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전향적인 외교를 펼쳐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UN-NGO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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