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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출범의 국제정치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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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출범의 국제정치적 의미
이근
1999.03
유로화 출범의 국제정치적 의미
1999년 1월 1일 EU 참가국 11개국을 중심으로 유로화가 공식출범하여 "통화는 국가가 유통시킨다"는 상식을 깨고 참가국이 통화주권을 포기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시작되었음. 유로화는 최적통화권(Optimal Currency Areas)이론, 그리고 ECB와 각 참가국간의 정책적 갈등 가능성 등을 이유로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있으나 유로화 출범의 다양한 域內 및 域外의 경제적․정치적 動因이 워낙 강하여 유로화의 발전을 막을 수 없으리라 전망됨. 즉, 단일통화의 출범은 환율변동의 불확실성을 제거, 무역․투자활동을 활성화하고 외환거래에 따르는 비용과 헷지비용을 감소시키며,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음. 그리고 독일의 東進에 대한 견제와유럽통합을 위한 자극제, 유럽의 거대자본의 지지라는 정치적 動因이 유로화의 발전에 추진력을 부여하고 있음. 한편 달러 중심의 미국의 일방적 경제정책에 대한 대응, 글로벌 금융시대에 있어서 유럽의금융산업 경쟁력 향상 등의 역외적 동인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유로화의 출범은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됨. 
유로의 달러와 대등한 기축통화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다한 믿음을 경계하여야 함. 즉, 유로 경제권의 경제규모가 미국을 능가하게 되어 이러한 경제규모를 토대로 한 유로화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무역계약통화로서, 외환거래통화로서 유로 참가국의 화폐가 역내화폐화되어 유로의 국제화율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 한편 유로 참가국의 역외무역의 비중이 작고, 관성의 효과가 강하게 작용할 것 등이 예상되어 유로화는 기축통화이기보다는 자산운용을 위한 도피통화가 되리라고 예상됨. 하지만 거대시장을 대표하는 단일통화의 출범이 달러의 위상과 영향력을 상당히잠식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음. 
이러한 유로화의 출범이 국제정치적으로 던지는 함의는 유로화와 달러화간의 스윙으로 인하여 생기는환율불안을 막기 위한 미국과 유럽간의 금융, 경제정책협력이 보다 중요해지고, 동시에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고, 다양한 안보문제에 관한 미국-유럽간의 협력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음. 또한 유럽과 미국 중심의 양극체제화의 가능성에 대응하여 중국, 일본의 다양한 외교적 경합이 예상되며, 유로화 참가국의 협상대표권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제통화외교의 혼란도 예상됨. 한편 미국은 유로화로 인하여 패권유지를 위한 달러의 힘이 약화되었으나 동시에 유로화가 흔들리면 세계 및 미국경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오히려 유로화의 발전을 지지하여야하는 패권적 국제질서 형성의 딜레마를 갖게 될 것임. 
이러한 견지에서 볼 때 앞으로 미-유럽관계가국제정치 및 경제에 가장 핵심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사료되어 외교부는 미-유럽관계 전문추적팀을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일본과 중국의 외교적 경합에 대비하고, 유로 참가국 대표와의 多水準, 多段階협상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음. 또한 유럽과 미국관계를 중심으로 한 일방적 국제정치 및 경제관계의진행을 견제하기 위하여 ASEM 및 APEC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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