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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ASEM의 발전방향 : APEC과의 비교분석을 바탕으로
저 자 명 : 이동휘(책임집필)
날 짜 : 1998.02
요 약
ASEM과 APEC을 비교해 볼 때, 양자 공히 지역간 협력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과 공동체 인식의 형성을 통하여 기능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 및 느슨한 회의체로부터 점차 제도화된 협력체로 이행하는 과정을 밟는 점진적 발전 경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띄우고 있어, ASEM이 기본적으로는 APEC의 발전과정을 답습할 것으로 보여짐.
그러나 다음과 같은 양자간의 상이성은 향후 ASEM이 그 발전 과정에서 APEC과는 다른 방향과 속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음.
첫째는 의제의 범위와 관련되어 있는데, ASEM의 제의 복잡성은 ASEM의 초점을 분산하고, 그 준비과정을 복잡화함으로써 총체적인 ASEM에 대한 인식의 미흡을 초래함으로써 APEC이 짧은 시간 내에 보여준 바 있는 제도화와 실질적 성과의 축적을 ASEM이 이루어 내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임.
두 번째는 ASEM이 그룹 대 그룹의 구조로 운영된다는 점인데, APEC 과정과 같이 개별국가의 집단적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패권적 주도국가가 나타나거나 역으로 주도력의 부재가 발전에 장애로 부각되는 위험성은 회피할 수 있으나, 블록 대 블록의 대립적 요소가 나타날 경우, 이의 해소가 더 어려운 과제로 확대될 소지도 안고 있다는 것임.
세 번째는 냉전이후시대 동북아 및 동남아의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어 가는 상황으로 볼 때, 이 지역국가들이 미국과의 양자적 관계의 유지․관리에 일차적인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APEC 과정에서의 미국과 ASEM 과정에서의 EU는 현실적 영향력의 차원에서 비대칭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임. 이러한 차이로 APEC의 진전이 1993년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이후 정상회의 추가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주장으로 가능하였던 전례와 같이 ASEM 과정에서도 발전에 필요한 유사한 정치적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임.
APEC과의 비교를 통하여 도출해 낼 수 있는 ASEM 발전과정에 있어서의 향후 과제에 대하여, ASEM 전체차원에서는 물론 ASEM의 발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임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됨.
첫째, ASEM의 중장기 발전 비전이 시급히 제시되어야 함.
의제 범위의 광범위성에서 오는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ASEM의 향후 발전에 대한 명확한 방향 감각의 투여가 긴요하다는 점임.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1998년 4월 런던 제2차 정상회의에서 발족하게 될 비전그룹의 향후 역할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으며, 이와 관련 비전그룹을 주도해 나가게 된 한국의 선도적 역할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긴요하다고 하겠음. 이에 덧붙여, ASEM의 발전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해 나가기 위해서는 ASEM의 인터넷상의 공식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과도기적 조치로서 ASEM재단(ASEF)의 웹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사료됨.
둘째, 협력방식의 합리화가 추구되어야 함.
협력구도 상에 예견되는 경직성을 타파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그룹 대 그룹의 바탕 위에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SOM 제도를 재검토하고 이를 합리화함으로써 대립적 요소를 제도적으로 제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임. 이에 덧붙여, ASEM의 복잡한 협력 구조를 단순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는 ASEM의 제반 활동을 세 가지로 구분하여 추진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경우 정상회의, 외무장관회의 및 SOM을 의사결정체로서의 핵심추진구조(primary machinery)로 하는 한편, 경제장관회의, 재무장관회의 등 정부수준에서의 제반 논의를 협력회의(inter-governmental conferences)로 하고, 기타 메콩강 개발 및 범아시아철도사업 등 다국간 협력 프로젝트들을 협력사업(cooperation projects)으로 대별해 볼 수 있을 것임.
셋째, ASEM과 APEC의 상호 협력이 추구되어야 함.
유럽과 미국이 지니는 안보 요소상 중요성의 차이에서 파생될 수 있는 제반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 과정간에 상호 협력의 통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임. 이러한 목적에서 일단 특정 주제를 다루는 실무그룹간의 비공식 대화를 시작해 보는 것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임. 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ASEM으로 하여금 APEC과의 상이성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발전 과정상의 문제점들에 대해 사전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세계경제의 3대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주, 미주, 구주간의 공동 협력의 기회를 증대시키게 될 것임.
이러한 제반 노력들을 통해 결국 ASEM은 범대서양 협력, 아태협력에 이어 아시아-유럽간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점증되는 상호의존성을 전지구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용한 메카니즘을 창출하는 데 있어서, 촉매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점이 바로 ASEM의 궁극적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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