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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제정보질서의 형성과 한국의 대응
저 자 명 : 김덕주(책임집필)
날 짜 : 1998.06
요 약
정보화 사회의 모습은 세계 각지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정보기술 발달이 가속화됨에 따라 멀지 않은 장래에 전세계적으로 본격적인 정보화 사회가 구현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는 과거 산업사회의 등장이 전통적인 농경사회의 구조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회체제를 탄생시켰듯이 전세계적인 개념의 변화와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즉 정보란 더 이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가치가 풍부한 단순한 재화가 아니고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차별적인 접근이 허용될 수밖에 없는 상품으로서 파악되는 것이다.
국제사회도 하나의 정보사회(information society)로 발전됨에 따라 정보를 소유할 수 있고 전달할 수 있는 국가는 그렇지 못한 국가에 비하여 영향력의 행사 차원에서 우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특히 국제관계에 있어서는 정보통신기술의 계속적인 발달에 따라서 국제정보유통의 양상뿐만 아니라 유통되는 정보의 내용 등에 관한 새로운 질서 체제의 모색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정보화 사회로의 발전에 따른 이러한 신질서의 모색은 국제관계 각 분야에서 상호관련성을 가지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로의 발전에 따른 가장 큰 변화중의 하나는 전세계를 그물망과 같이 연결하는 인터넷 이용의 폭발적인 증가 현상인데, 이러한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글로벌 마켓팅(global marketing)을 현실화하는 수단으로 자리 매김되면서 신국제정보질서의 주요 분야로 등장하였다. 전자상거래는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기존의 상거래와는 차원을 달리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관세 및 인증 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논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가 진전됨에 따라서 지식이라는 재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 반면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라 비트(bit)와 네트(net)의 결합 현상 등으로 인하여 기존의 저작권제도만으로는 효율적인 대처를 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WTO와 세계 지적재산권기구를 중심으로 국가마다 상이한 법적 규제 원칙과 방법론을 상호존중하는 가운데 국제적으로는 기본원칙들의 합의점을 도출․정립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개인정보의 불법한 수집, 처리, 이용 및 당사자가 원치 않는 개인정보의 유출이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고, 물리적인 국경을 용이하게 넘나드는 등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기존의 양상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서로 상이한 보호 수준을 가진 나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나 법 적용의 충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기준의 수립이 요청되게 되었고 자율규제원칙 등과 같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새로운 국제질서의 편성이 요구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가에 의한 독점이나 과점이 당연시되어 왔던 정보통신서비스 분야는 WTO 통신 협상을 비롯하여 일련의 개방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국경없는 치열한 경쟁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렇듯 정보화 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정보통신산업은 근본적인 성격의 변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국제정보질서의 형성을 주도하게 되었다.
신국제정보질서 형성에 대한 주요국의 입장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은 국가 정보통신기반의 개발과 지원장비, 서비스 네트워크의 제공에서부터 정보내용 산업까지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바 정보화 사회에 따른 새로운 국제정보질서 형성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다수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정보화 발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하여 유럽연합차원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며 새로운 국제 정보질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신속하게 정리해 나가고 있다.
일본은 자국의 국제경제적인 위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정보화 수준을 빠른 시일내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정보화 인프라 구축을 비롯한 범국가적인 차원의 지원 및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북한은 정보통신의 활성화가 체제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정치적인 인식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아직까지는 국제적인 정보화 진전에 적극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 나라는 지난 10여년간 국가와 사회 각 분야에서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경주해 왔으나 우리의 정보화 수준은 아직 만족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신국제정보질서의 형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정보화 사회로의 진전을 주도하는 세력이 선진국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들의 논리와 게임의 룰을 받아들이는 개방화된 자세 속에서 우리의 역량을 총집결시킬 수 있는 총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청된다.
아울러 새로운 국제정보질서를 만들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자세로 우리의 입장을 적절히 개진함으로써 국익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정보통신은 민족과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통일을 앞당기고 통일 한국의 정보화 사회 조기 정착을 기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남북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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