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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모두 발언
여러분, 반갑습니다. 외교부 장관 박진입니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성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아시아 방문국으로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우리 신정부 출범 후 10여 일 만에 성사된 방한이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역대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의제, 일정, 의전, 경호를 모두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의 동맹 강화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었던 덕분에 일정과 성과 양 측면에서 내실 있고 성공적인 방한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2박 3일 방한 일정 기간 동안에 양 정상은 매일 만나서 거의 7시간 동안 신뢰와 우의를 다졌습니다. 5월 20일 금요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도착 직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공식 일정 전에 양 정상이 경제 시찰 장소에서 첫 대면을 한 것은 경제안보·반도체 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 방향에 대한 양 정상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이튿날 토요일 공식 일정에서 양 정상은 ‘환상의 케미’를 과시했습니다. 소인수회담이 당초 30분 계획돼 있었는데 이것이 약 70분 이상으로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단독환담도 당초에 약 5분 내지 10분 정도 예정했는데 2배 이상 길어졌습니다. 이것은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해서 깊은 호감과 친밀감을 갖고 대화를 즐겼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시간 이상 진행된 공식 만찬도 ‘서로 훌륭한 친구’인 한미 양국의 우정과 양 정상 간에 형성된 유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한 마지막 날인 일요일 어제 양 정상은 오산 기지의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를 함께 방문해서 장병들을 격려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증가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빈틈없는 군사대비태세를 당부했습니다. 역동적인 기술동맹의 현장에서 시작해서 안보동맹의 생생한 최전선을 방문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방한 일정이었습니다.
이번 방한을 통해서 양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대한 국정 철학과 이를 수호하고 증진해야 한다는 소신을 공유하는 기회를 통해서 서로 믿을 수 있는 최상의 파트너임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세계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책임과 기여를 다 해나가겠다는 구상을 미측에 설명하였고, 미측은 이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보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 차원 더 격상시켜 나가자는 미래 청사진에 공감했습니다. 한마디로 한미동맹의 새로운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을 포함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에너지 및 식량 위기 등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 지향적 협력 성과와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결과 문서인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충실히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 성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안보동맹입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안보동맹 ▴경제·기술동맹 ▴글로벌 전략동맹 등 포괄적인 분야에 걸쳐서 한미동맹의 협력의 폭과 깊이가 더해졌습니다.
먼저, 안보동맹 분야에서 한미 양국은 국민의 안전한 삶에 기여는 구체적·실질적인 조치에 합의했습니다. 한미 간 철통같은 對韓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정상 차원에서는 최초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구체 수단으로서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방어 역량을 사용하겠다는 점을 천명하였습니다.
정상 공동성명으로는 이례적으로 한미 간 조율을 통해 미 전략자산의 적기 전개와 필요시 추가적 조치를 모색하겠다는 구체 협력 방안에도 합의하였습니다. 이를 협의하기 위해서 2018년 이후 중단된 한미 외교·국방 차관 간 협의, 즉, 2+2 형태로 진행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 재가동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중단·축소된 연합훈련의 확대를 위한 협의를 개시하고, 우주·사이버 등 첨단 국방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분명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의 길로 나서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하기로 하였습니다.
한편, 우리 측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북한의 경제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할 것임을 설명하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지지를 표했습니다. 또한, 정치·군사적인 사안과 별도로 인도주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 내 심각한 코로나 상황 대응을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합니다.
두 번째, 경제·기술 동맹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한미동맹이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기술동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급망 교란, 시장 충격, 첨단기술 경쟁 등은 우리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도전입니다.
한미 양국은 대통령 국가안보실(NSC) 간의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킴으로써 경제안보 현안에 대해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의 채널을 강화하였습니다. 또,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이 양국 간 교역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가지는 중요성을 감안해서, 금융 안정화를 위해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 이례적으로 이를 공동성명에 반영하였습니다.
그리고 첨단 원자로 및 소형모듈형원자로(SMR) 등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제3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 원전수출협력 MOU 등 한미 간 제도적 기반을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방산 분야의 FTA라고 할 수 있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 관련 논의를 개시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미 간 핵심 첨단기술 협력, 예를 들어 AI·우주·사이버·바이오 등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기로 하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첫날과 마지막 날을 삼성 반도체 캠퍼스와 현대자동차 일정으로 채운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양국 간 반도체·배터리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는 아주 확고합니다.
한미 양국이 추구해 온 첨단기술과 제조 능력 결합을 통한 시너지 확대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 경제의 안전핀’이자 ‘진화하는 경제·기술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의 역할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 번째, 글로벌 전략동맹입니다.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인권·법치주의 등 가치를 바탕으로 한반도는 물론이고 인도·태평양지역 및 국제질서를 함께 설계해 나간다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의 미래 동맹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이것은 동북아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외교를 넘어서 우리 외교의 전략적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신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습니다.
쿼드와의 협력은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후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뉴 프론티어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하였습니다.
IPEF 출범 멤버로 참여하여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역내 경제 질서 구축과 규범 형성 논의를 함께 주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오늘 오후 일본에서 개최되는 IPEF 출범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정상회담은 신정부 출범 후 불과 10여 일 만에 준비된 정상회담임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고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마련된 한미 간 정책 공조의 토대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교부 북미국 내 인태전략팀과 양자경제외교국 내 IPEF팀을 출범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방미를 포함한 한미 외교당국 간 협의 계기를 통해서 금번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Ⅱ. 질의 및 응답
<질문>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세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IPEF입니다. 어제 장관님께서 ‘중국이 IPEF의 규범과 질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실제로 IPEF에 중국이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향이 있다는 말씀이신지, 또 이번 회담에서 이런 부분이 논의가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쿼드입니다. 어제 미국 고위관계자가 텔레콘퍼런스에서 현재로서는 쿼드 회원국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는데요. 워킹그룹 형태의 참여에 대해서도 아직 미국이 답을 주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구체적으로 쿼드와 어떤 형태로, 어떤 방식으로 협력 또는 참여를 추진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세 번째는, 바이든 대통령 영접부터 배웅까지 2박 3일을 함께하셨는데요. 보고 들으신 내용 중에서 장관님께서 보시기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일지 짧게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KBS 신지혜 기자)
<답변> 첫 번째, 제가 방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IPEF는 지금 진화하고 있는 프레임워크이고, 또 한국을 비롯한 12개 국가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도·태평양지역 내의 새로운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경제적인 틀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취지로 발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특정국을, 예를 들어 중국, 배척하거나 또는 겨냥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제 드린 말씀은 중국이 이런 소외감을 느끼거나 또는 배척되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 지역 전체의 상생·공영을 위해서 중국과도 긴밀하게 소통해 가면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익과 원칙에 따라서 중국과 관계를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두 번째, 쿼드는 아시다시피 현재로서는 확대 계획이 없습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서 보시는 것처럼 우리 한국이 쿼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관심에 대해서 미국측은 감사의 표시를 했고, 또 우리는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쿼드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앞으로 참여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세 번째, 이번에 공항 영접과 배웅을 제가 하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을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2008년 한미의원외교협회 대표단으로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때 만나서 대화를 나눴는데 이번에 14년 만에 다시 뵙게 돼서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오실 때 제가 드린 첫 말씀은 윤석열 대통령의 환영과 안부 인사를 전하고, 대통령 취임 후에 첫 아시아 방문국으로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아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방문은 중요한 시점에 역내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저를 알아보시고 ''다시 만나서 반갑다, 또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말씀을 하였습니다. 그때 같이 계신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께서 ''한국은 처음 방문하는데 오늘 가는 삼성 반도체 공장이 세계의 최대 규모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느냐?''고 물으셔서 제가 ''단일공장으로서는 세계 최대의 공장이 맞습니다.''라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바이든 대통령께서 ''반도체는 미국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만든 것인데, 이제는 한국이 세계 최대의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으니 정말 놀랍다, It''s unbelievable.''이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께서 삼성 평택공장 방문 그리고 정상회담을 통해서 소감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제가 옆에서 들으니까 ''Unbelievable''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요. 그 다음에 ‘Fabulous’, 삼성의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이것은 참 엄청나고 대단하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한 ‘Amazing, 경이롭다’라고도 말씀을 하시고 맨 마지막에 가실 때는 ''I trust you. 나는 당신을 신뢰합니다.''. 이렇게 2박 3일 동안 바이든 대통령께서 한국에 오셔서 어떤 느낌을 가지고 계신지 제가 옆에서 보면서 아주 생생하게 느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삼성 평택공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 공장이 이렇게 세계 최대 규모로 첨단기술을 가지게 된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창의적인 기술과 혁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그때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윤석열 대통령 어깨에 손을 얹고 공감을 표시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질문> 첫 번째, 방금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격상에 따른 한중관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데요.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앞으로 한중 간의 고위급 전략대화를 추진하거나 한중 정책협의단을 파견할 계획이 있나요?
두 번째 질문은 북한 관련인데요. 한미 정상 공동성명 보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앞으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이 두 표현을 혼용해서 번갈아 쓸 것인가요? 아니면 문재인 정부 때 판문점선언이나 싱가포르합의를 바탕으로 북한과 계속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인가요? (YTN 이교준 기자)
<답변> 두 가지 질문 감사합니다. 첫 번째,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격상된 것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이라고 하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앞으로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이고, 또 이번에 그것을 합의한 것입니다. 한미동맹이 강화됐다고 해서 한중관계를 등한시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 관계가 한국에게는 제로섬게임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만약 그런 우려를 한다면, 그것은 한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통해서 그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한국과 중국이 상호 공영하면서, 또 상호 존중하면서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 외교의 몫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화상 통화에서 1시간 넘게 대화를 하고, 앞으로 한중관계를 어떻게 우리가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한 바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나라이고, 역사적·지리적·문화적으로도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국가이기 때문에 새롭게 형성되는 인도·태평양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해 가면서 책임 있는 국가로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과 중국의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드는 데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번에 한반도의 비핵화, 북한의 비핵화라고 두 가지 표현이 나왔는데, 사실상 동일한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한 비핵화 선언을 잘 지키고 있고 또 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하면 당연히 북한이 지금 하고 있는 핵 개발을 다시 비핵화할 수 있는 노력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비핵화는 같은 뜻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질문> 북한 비핵화에 관련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장관님께서는 이달 초 청문회에서도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는 없는 것 같다고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안보리 차원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상임이사국 간의 이견에 막혀 있어 강제로라도 북한을 비핵화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은 상황인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압박하고, 또 유도해 나갈 수 있는 현실적 접근법으로는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중앙일보 정진우 기자)
<답변> 이것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북한이 이미 ICBM을 개발하고, 또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제는 전술핵무기를 만들어서 그것을 선제 사용하겠다는 입장까지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공조를 통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만든 핵과 미사일을 스스로 폐기하고 비핵화할 의지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주고, 또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일관되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했을 때 주어질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만약 대화로,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풀겠다고 나오면 대화를 안 할 이유가 없고,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고요.
또 북한이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전례 없는 어려움을 도와주기 위해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대북 백신, 의료품, 의료장비 등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 또 그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한미 간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서 도와주자는 것에 두 정상이 공감했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북한이 만약 실질적인 비핵화로 나오면 북한의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해서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대북정책에 필요한 상황들을 저희들이 만들어가며 추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도발을 하고 국제적인 위협을 했을 때, 국제사회 차원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규탄하고, 또 비핵화를 하도록 촉구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유엔 안보리에서 이것을 논의하고 있고, 또 우리 외교부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고 견인해서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사회 차원의 노력도 아울러서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질문> 두 가지 짧게 질문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따르면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올 연말쯤으로 예상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우리가 개최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를 알려주시고요.
두 번째,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 중에 퇴임한 전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있으셨는지, 그것을 알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매일경제 한예경 기자)
<답변> 민주주의 정상회의 관련, 우리 신정부에서 한국이 주최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의사를 밝혔고,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또 모든 나라들이 거기에 대해서 지지를 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고요. 그와 관련해서 이번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 분이 깊은 대화를 많이 했는데, 그중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와닿게 느낀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신념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이 너무나 똑같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다. 이것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민주적인 연대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두 분이 대화를 이끌어가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성명에 민주주의에 대한 부분이 몇 줄로 나와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전체적으로 본다면 상당 부분을 자유민주주의의 철학에 대해서, 또 국정 철학에 대해서 두 분이 논의했고, 바로 그것 때문에 첫 만남이지만 마치 오랫동안 같이 친분을 맺어온 분들처럼 의기가 투합됐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까 중국에 관한 질문이 나왔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는 대립, confrontation을 원치 않는다. 공정하고 진정한 경쟁, fair and genuine competition을 원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금 IPEF건 쿼드건 간에 우리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그것이 중국을 겨냥하고 중국과 대립을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고, 중국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한국의 입장은 미중 간의 단순한 흑백논리의 선택이 아니고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 자유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규범과 질서를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고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번에 두 정상이 대화를 진행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아까 두 번째 질문 관련해서는 저희가 통보받은 바도 없고, 아는 바도 없습니다.
<질문> 한미 양국 간에 EDSCG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하기로 협의를 했는데, 만약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미 국방·외교 차관 간 협의를 화상으로라도 바로 개시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감대를 이루었는지 궁금합니다. (연합뉴스영문 김은정 기자)
<답변>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할지, 또 ICBM을 발사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추가적인 도발이 있으면 확장억제를 통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즉,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두 정상이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확장억제에는 여러 가지 구성요소들이 포함될 수 있겠습니다. 북한 도발의 강도와 또 도발의 상황에 따라서 거기에 맞는 대응조치를 취해 나가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 그동안에 중단되었던 확장억제협의체를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해서 양국의 국방차관 간의 대화채널을 복원할 생각이라는 점도 아까 말씀드렸습니다.
<질문> 우리 기업이 미국에 투자 의사를 밝힌 것에 비해서 우리가 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한 성과는 별로 없는 게 아니냐, 한마디로 미국이 조금 더 많이 얻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장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MBC 곽승규 기자)
<답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윈-윈 관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하는 것이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미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기업의 입장으로서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또 거기서 우리가 획득한 외화 수입으로 국내에 다시 재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지금 공급망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우리 기업들이 교두보를 설치해서 그러한 공급망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하게 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인재 양성과 교육 연수입니다. 우리 첨단기술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 첨단기술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또한 중국과의 격차도 계속 유지해 가면서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은 윈-윈 관계이고, 앞으로 이것이 한국과 미국 양쪽 경제와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질문> 두 가지 간단하게 질문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일 간의 협력도 강조를 했는데, 이번 회담 계기로 한·미·일 간의 새로운 대화채널이라든지 아니면 협의채널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두 번째,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같이 삼성에 방문했을 때,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조금 더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진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JTBC 정제윤 기자)
<답변> 한·미·일 협력은 여러분 아시다시피 이번 공동선언에도 분명히 들어가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그리고 경제안보 차원에서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고, 그것은 가치와 규범에 입각한 협력이 될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한·미·일 협력은 두 정상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얼마 안 있으면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차관이 한국을 방문해서 한·미·일 협력을 위한 차관급 대화를 가질 예정입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이분들과 만나서 앞으로 한·미·일 협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영업활동을 할 때, 물론 미국 기업은 미국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보조금도 주고, 또 인프라도 도와주고 있지만, 미국에 들어가 있는 한국 기업도 미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 한국 기업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야기들을 미국 측에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기업에 반도체는 CHIPS Act, 배터리는 Infrastructure Act를 통해서 지원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도 미국 기업에 주는 인센티브를 같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우리 기업들의 미국 활동이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의 독자적인 인태전략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셨는데, 그러면 우리의 독자적인 인태전략에는 역내에 있는 행위자로서 중국에 대한 인식도 반영이 되게 될지, 그리고 저희가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을 공식적으로 지역 전략에 사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북미국 내에 만드신다고 하는 인태전략팀이 어떻게 운영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답변> 인도·태평양지역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코로나19 팬데믹, 기후 변화, 에너지·식량 위기 등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이 앞으로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어떤 외교전략 및 안보전략을 펼칠 것인지, 또 어떠한 경제적인 관여를 할 것인지가 하나의 커다란 국가전략으로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공동성명에 들어 있는 글로벌 중추 국가라고 하는 하나의 큰 틀 속에서, 앞으로 한국이 인도·태평양지역이 발전하는 데 어떻게 이바지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들이 들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동북아에 있지만 아세안, 오세아니아, 인도, 북미·남미 국가 등이 이제는 하나의 글로벌 경제권이 돼서 디지털 경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고, 거기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전략과 구상은 무엇인지는 당연히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외교부에서는 북미국과 양자경제외교국에서 앞으로 팀을 만들어서 이러한 전략 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만들어낼 생각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Ⅲ. 질의 및 응답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두 분이 대화를 너무 재미있게 하시고, 또 진지하게 하시는 것을 옆에서 보고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청와대 비서관을 하면서 많은 정상회담에 참석해 봤고, 또 그 이후에 의원 외교를 하면서 정상회담의 현장에도 많이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느꼈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 이번에 새로 용산 집무실을 마련하지 않았습니까? 참 서둘러서 마련한 것이죠.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집무실이 얼마나 된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 ‘불과 한 열흘 전에 단장을 마친 것입니다.’라고 답했더니 바이든 대통령이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놀랍다.(It''s unbelievable)’고 얘기했습니다. 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국에서는 새로운 집에 이사를 가면 집안에 경륜 있는 어른들이 오셔서 덕담도 해주시고, 또 축복을 해주시는데 외국 정상으로서는 첫 손님으로 오늘 바이든 대통령께서 용산 집무실에 오셔서 축하를 해주셨기 때문에 이제 대통령 집무실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해서 두 정상이 파안대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제가 느끼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께서는 지금 우리가 역사의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21세기의 세계는 자유주의와 권위주의의 갈등 속에서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같은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끼리의 민주적 연대가 중요하며, 그 중심에 한국이 있고 그래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이해하고 신념을 가지고 있는, 넓은 세계관의 시야를 가진 대통령이 계셔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제 대통령 집무실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씀을 하니,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아일랜드 집안에서도 똑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집안 어르신 중에 아일랜드분이 계시냐?''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두 분이 민주주의의 가치와 국정 철학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하시고, 또 중간중간에 이렇게 농담도 하시면서 서로의 인품과 깊이를 단시간 내에 파악할 수 있었던, 제가 이제까지 본 정상회담 중에 가장 농도 깊고 의미 깊은 정상회담이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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